멕시코,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 세부지침에 '분노'…틸러슨 현지도착

기사등록 2017/02/23 11:53:54

【티후아나=AP/뉴시스】멕시코 주민들이 25일(현지시간) 북서부 티후아나에 세워진 국경장벽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멕시코 국경 지역에 장벽을 설치하는 내용의 행정명력에 서명하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 TV 방송 연설에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행정명령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비용 부담을 거부했다. 2017.01.26  
【티후아나=AP/뉴시스】멕시코 주민들이 25일(현지시간) 북서부 티후아나에 세워진 국경장벽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멕시코 국경 지역에 장벽을 설치하는 내용의 행정명력에 서명하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 TV 방송 연설에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행정명령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비용 부담을 거부했다. 2017.01.26
멕시코 언론들 "트럼프가 총체적 전쟁 선언" 
 "멕시코는 트럼프가 원하는 불법이민 막을 완충장치"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이민 행정명령 세부지침을 발표한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멕시코 현지 일간지 라 호르나다는 전면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총체적 전쟁”을 선언했다고 맹비난했다.

 사실상 불법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민자와 외국인에 대한 추방이 용이하게 되면서 멕시코에선 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와 거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대중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루이스 비데가라 멕시코 외무장관은 확대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강제추방 조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멕시코 정부와 국민이 일방적으로 다른 정부에 의해 부과된 조치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날 멕시코에 도착하기 바로 몇시간 전에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틸러슨 장관은 오는 23일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건설 문제, 이민, 무역, 반테러리즘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대로 양국간 합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정부를 향해 미국에 대해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하라는 여론의 요구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언론 엑셀시어의 칼럼니스트인 클레멘테 카스타네다 호플리흐는 “멕시코 정부는 주저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두 나라에 두 정부, 그리고 두 명의 대통령은 동등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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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AP/뉴시스】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12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트럼프 반대'라고 쓴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에서 약 2만명이 참가했다. 2017.02.13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양국관계는 중대기로에 선 상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장벽을 원하는가? 멕시코야말로 당신이 원하는 바로 그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불과 10년 전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미 국경수비대는 브라질인들의 불법이민을 막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면서 몸살을 앓았다. 2005년 수천명이 남서부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왔으며, 그 중 국경수비대가 체포한 3만1000명 이상이 브라질인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브라질인들의 이민이 멈췄다. 미국의 압력으로 멕시코 정부가 브라질에 대한 관광비자 요건을 재검토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멕시코 칸쿤까지 항공편으로 왔다가 미 텍사스 남부에서 끝나는 밀매 경로도 그래서 끊어졌다고 한다. 

 2006년 미 국경수비대에 체포된 브라질인은 1460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몰래 멕시코 국경을 지나 미국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지난 3년간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온 이민자들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살바도르 출신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NYT는 2005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중앙아메리카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어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주요 완충장치는 멕시코라면서 과거와 같은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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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 세부지침에 '분노'…틸러슨 현지도착

기사등록 2017/02/23 11:53:5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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