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인솔교사가 주먹과 발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생겼다"며 해당 교사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22일 어학연수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전북의 한 사단법인은 지난 1월9일부터 2월5일까지 필리핀과 괌으로 어학연수를 떠날 학생들을 모집했다.
해당 법인은 겨울방학을 맞아 학생들에게 외국어 능력 향상과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시키기 위해 이번 연수를 마련했다며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게시했다.
연수 대상은 전북 지역 초·중·고등학교 재학생으로 필리핀은 234만원, 괌은 354만원의 자부담금이 책정됐다. 법인은 나머지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자체 지원하겠다며 교사의 인솔 아래, 지원한 학생들을 데리고 각각 필리핀과 괌으로 연수를 떠났다.
학부모들은 연수 기간 동안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학생들을 비행기에 태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연수에 참가한 28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필리핀에 도착한 인솔교사는 아이들을 숙소에 방치하고 골프를 치러 나갔으며, 밤에 공부를 하면 시끄럽다고 강제를 불을 끄기도 했다.
해당 인솔교사의 만행은 단순히 학생들의 어학연수를 방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인솔교사는 쓰레기통 주변이 더럽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가슴을 발로 차고 자신의 모자가 구겨졌다며 주위에 있었던 학생의 뺨을 때리고 넘어진 아이를 발로 밟기도 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의 학생들에게 입에 담기 힘든 온갖 욕설까지 퍼부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은 '눈에 띄면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인솔교사에게 반항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도 어학연수를 떠난 학생들에게 전화를 하면 '응', '아니' 등 단답형 대답만 할 뿐, 인솔교사의 폭행은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몇몇 학생들은 귀국 후 실어증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은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기도 했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인솔교사와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을 요구했으나 최근까지 해당 법인은 "학생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필리핀에 가서 CCTV를 확인해보자"며 책임을 회피했다.
또 해당 인솔교사도 "때린 것 맞지만 아이들이 맞을 만한 잘못을 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그랬다. 아무런 이유없이 학생들을 때리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어린 학생들이 이렇게 큰 상처를 입었는데도 아무런 사과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법인의 태도에 치가 떨린다"며 "학생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련 기관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은 이날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해당 인솔교사와 법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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