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나의 중국' 존중 확인…미중 간 '거래 정치' 본격 개막

기사등록 2017/02/10 23:59:52

최종수정 2017/02/11 03:07:25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대만이 불가분한 영토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미중 관계의 토대인 '하나의 중국' 정책 변경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력히 경고해온 만큼 최악의 사태를 피했다고 안도할 것이 분명하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문제에서 연대를 과시 확인할 것으로 보이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냈다고 할 수 있는 시 국가주석으로선 일단 체면을 세운 셈이다.

 이제 관심사는 시 주석이 미국의 '양보' 대가로 무엇을 줄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빈 손인 채 강경자세를 내려뜨릴지에 쏠리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중 어느 쪽에서 전화를 걸었는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했는데 대한 '보상'이 있는 지에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 간 현안은 대만과 남중국해, 통상 문제 3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여기에 북한 문제도 추가할 수는 있지만 일단 후순위로 돌려졌다.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중 정상은 전화회담을 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서 진행한 물밑 교섭에서 중국 측은 무엇보다 먼저 중미 관계의 기초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라고 미국에 줄기차게 요구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변화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월 들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로 '숨은 실력자'인 이반카가 1일 워싱턴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춘절(설)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3일에는 마이크 플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楊潔篪) 국무위원과 전화로 접촉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플린 보좌관이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싶다"고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8일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취임 축전에 대한 답례 친서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선 "대만 문제만은 흥정 대상으로 절대 삼을 수 없다"고 명언한 시진핑 지도부가 미국 측에 바로 '선물'을 제공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련한 '거래 외교'의 테이블에 시 주석이 앉는 데는 동의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탁월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소득 없이 나름대로 대중 '빅카드'인 '하나의 중국' 정책을 그대로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이제 '하나의 중국' 고비를 넘긴 중국은 앞으로 미국과 벌일 남중국해, 통상 협상에선 다시 '군사충돌'과 '무역전쟁'으로 사태가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럴러면 '양보'를 받은 만큼 뭔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올가을 최대 정치행사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지도부는 미국에 마냥 '저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

 때문에 시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한편 내부에도 결코 약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묘수'를 찾아야 하는 대미외교에 나서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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