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연중 특별기획-4차산업혁명, 일상속으로!]카드사, 인공지능 품으니…"'지름신' 컨설팅서 자산관리비서까지"

기사등록 2017/02/16 16:08:01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Carl Benedikt Frey) 교수팀은 인공지능 발달로 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20년 이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전화 판매원(텔레마케터)을 꼽았으며, 5위 보험업자, 10위 은행 신규 계좌 개설 담당자, 15위 증권회사 일반사무원, 17위 은행 대출담당자 등을 포함시켰다.  

 의사나 재활훈련 전문직, 사회복지사, 카운셀러 등의 직업은 당장 인공지능으로 바뀌는 것이 어려운 반면 은행, 보험, 증권 회사 등 금융 관련 직업은 인공지능의 대체로 20년 내에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금융 관련 직업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반대로 금융사에는 인공지능이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 학자들도 금융산업이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분야라는 데 이견이 없다. 금융사들은 주식과 채권, 외환 등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 대출신청자에 대한 승인 여부, 타깃 마케팅을 위한 고객 선별, 효과적인 자산배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보고서 작성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개별 의사결정이 잘못됐을 때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금융업의 특징이다.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는 최적의 무대라는 것이다.

 IBK경제연구소 강맹수 연구원은 "금융산업은 인공지능을 적용했을 때 투입비용 대비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라며 "금융산업에서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의사결정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용이할 뿐 아니라 대체하였을 경우의 효과도 큰 특징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금융사들은 4차산업혁명이 금융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대전환점으로 인식하고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삼아 인공지능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른바 '주인 알아보는 카드'를 개발중이다. 신한카드는 미국의 민트닷컴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국내 사정에 맞게 현지화하고 여기에 인공지능을 가미시켰다.

 미국에는 오픈 API(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가 구축돼 있어서 전 금융사 정보를 금융회사가 불러올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비서 서비스가 보편화됐고, 대표적인 곳이 핀테크 업체 민트닷컴(Mint.com)이다. 민트닷컴의 자산관리 비서 서비스는 예컨대 개인의 통장 잔고와 이달 내야 할 보험료와 카드사용료를 체크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무심코 지나쳤다가 물게되는 연체료도 아낄수 있다.  

 국내에선 금융사 통합 오픈 API가 구축되지 않아 은행과 보험, 카드, 증권을 아우르는 통합 자산관리 비서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각 개별 금융사들이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카드사의 경우 고객 카드 사용 정보를 토대로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카드 정보에 한해 개인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  

 신한카드는 인공지능이 고객의 카드 사용정보를 통해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다음달 중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의 소비관리 서비스는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과 같이 업종별로 소비 내역을 분류하는 데 그쳤지만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관리하고 싶은 비용항목을 직접 입력해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인공지능이 카드 사용내역을 고객이 관리하고 싶은 비용 항목별로 자동 분류해준다. 예컨대 '아이들' 항목을 분류하면 인공지능이 키즈카페·학원·놀이공원 등을 이 항목으로 자동 분류해 고객이 쉽게 소비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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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고객이 예산을 설정해 놓으면 예산 내에서 소비하도록 비서처럼 지속적으로 알려준다. 아이들 항목의 지출이 다른달 지출에 비해 근접하면 알림 서비스를 제공해 이를 통한 지출 관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예컨대 A씨가 B 가맹점에서 유아용 매트를 신용카드로 구매하면 휴대전화에 '아이들 항목에 지출이 많아요. 지정한 예산보다 초과할 것 같습니다. 소비에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라는 알림 메시지가 뜨는 식이다.

 여기에는 고객이 카드를 사용한 곳(가맹점)을 항목별로 자동 분류하는 게 신한카드의 AI 핵심 기술이다. 고객이 아이들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 항목을 한번 지정하면, 그 다음부터는 인공지능이 유사한 가맹점을 자동으로 분류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의 카드 사용 정보로 인공지능 소비 컨설팅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며 "고객의 소비 패턴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제공하면 소비자는 해당 항목의 지출을 줄여서 소비 밸런스를 맞추는 등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한 텍스트 기반 채팅형 인공지능(챗봇) 상담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하나카드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다수의 국내 금융사들이 인공지능을 각종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방법의 차이일 뿐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인공지능을 접목한 핀테크 서비스, 상담센터 구축 등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보험사 후코쿠생명이 지난달부터 IBM사가 만든 왓슨을 이용해 보험금 청구 직원 34명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키로 했다.

 왓슨은 병원 기록과 관련 문서를 분석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일본의 다른 보험사 3곳도 인공지능 설치를 통한 자동화를 시험 중인 단계로 알려졌다

 국내에 진출한 한 외국계 보험사도 IBM 왓슨을 적용한 '인공지능 콜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인공지능 콜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협상이 완료되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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