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탄문건 조사, 전직 英대사 제보로 본격화

기사등록 2017/01/13 10:59:17

앤드루 우드 전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 "매케인 만났을 땐 문건에 대해 몰랐다"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폭탄급 정보를 갖고 있다는 의혹을 미 수사당국이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데 영국의 전직 대사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2일(현지시간) 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전직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 앤드루 우드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보도했다.

 우드 전 대사는 1995~2000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주재했다. 이후 유고슬라비아에 잠시 머물다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고문으로 일했다. 현재는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 선임 연구원이다.

 보도에 따르면 매케인 위원장은 미 대선 이후인 작년 11월 말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열린 국제 안보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우드 전 대사로부터 트럼프와 러시아를 둘러싼 정보를 전해 들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를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귀국 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자신이 들은 내용을 전달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11일 성명을 통해 "공개된 상태인 민감한 정보를 작년 말 취득했다"며 "내용을 검토한 뒤 진위를 판단할 수 없어 FB) 국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문건의 작성자는 전직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 크리스토퍼 스틸이라고 알려진 상태다. 스틸은 언론을 통해 신원이 공개되자 잠적했다.

 일각에서는 문건에 담긴 정보의 출처가 스틸 만이 아니라는 분석이 계속 제기됐다.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매케인과 접촉한 영국 외교관이 과연 누구인지에 대해 주목해 왔다.

 우드 전 대사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맞다. 당시 컨퍼런스에서 매케인 위원장을 만났다"며 "트럼프와 러시아에 관한 뉴스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게 됐다"고 확인했다.

 우드 전 대사는 "나는 매케인 의원이나 다른 누구에게 어떠한 문건도 전달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싶다"며 "스틸이 누군지 알긴 했지만 당시 난 문건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가 연루됐을 수 있는 활동들에 관해 논의했다"며 러시아가 음성 파일과 녹음 테이프가 존재하는 자료를 갖고 트럼프를 협박할 수도 있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것들은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반드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내가 잘못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틸이 작성한 문건의 내용은 작년 초부터 미국 기자들 사이 떠돌았지만 진위 여부가 불명확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틸 역시 FBI 요원과 접촉해 자신이 수집한 내용을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다가 미 정보기관이 작년 11월 대선 이후 불거진 러시아의 선거개입설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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