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엿본 3·1운동 세계에 알린 '딜쿠샤'

기사등록 2016/12/20 11:23:28

앨버트 테일러 손녀 제니퍼 테일러 딜쿠샤 자료 508점 기증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1919년 3·1독립운동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자택 '딜쿠샤'의 원형복원 작업이 내부 사진 등 관련자료 기증으로 힘을 얻게 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최근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L. 테일러로부터 딜쿠샤 관련 자료 451점을 기증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올 2월 방한해 자료 57점을 기증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딜쿠샤는 서양식 가옥으로 힌두어로 '희망의 궁전' '이상향' '행복한 마음'이라는 뜻이다. 앨버트 테일러는 1923년 집을 짓고 일제에 의해 강제추방되는 1942년까지 20여년간 이곳에서 살았다.

 기증받은 자료 중에는 앨버트 테일러의 아내 메리 테일러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앨범이 포함됐다. 앨범 속 사진에는 거실과 침실, 주방, 서재 등 당시 가옥의 내부 모습이 담겼다. 당시 테일러 부부가 사용한 가구와 장신구 등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가옥의 영역을 표시한 도면과 강서방(Kang Subang), 남도(Namdoo) 등 딜쿠샤에서 집안일을 돕던 사람들의 행방이 기록된 서류, 딜쿠샤 임대에 관한 편지 등이 있다"며 "향후 딜쿠샤를 복원하고 가옥의 연혁을 확인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앨버트 테일러가 1930년대 강원도 세포군 삼방리 '음첨골'에서 금광을 경영할 당시 모습과 금광시설, 금 채취 과정 등에 대한 내용이 이번 기증 자료에 포함됐다. 메리 테일러는 당시 삶의 모습과 사금 채취 및 가공 과정을 그림으로 남겨 저서 '호박목걸이' 삽화로 사용하기도 했다.

 앨버트 테일러 사후 1948년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원에 안장되기 전 '조선주택영단'(현 LH공사 전신) 이사장 김용우가 지은 추모글인 '조위사'(弔慰辭)엔 조선 금광 개발에 공헌 내용이 담겼다.

 테일러 부부의 아들인 브루스 테일러의 아내 핍스 테일러는 주한 영국대사관 총영사를 지낸 제럴드 핍스의 딸이기도 하다. 핍스 테일러는 아버지를 따라 1935~1938년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생활했는데, 이 기간 대사관 주변 모습과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 모습, 창경궁 벚꽃놀이 등을 사진으로 촬영해 앨범으로 남겼다.

 이같은 기증자료를 통해 딜쿠샤 원형 복원은 물론, 앨버트 테일러의 금광산업 발자취, 일제강점기 서울의 생활상 등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역사박물관은 전했다.

 자료를 기증한 제니퍼 L. 테일러는 "이번 자료는 테일러 가문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한국에서 이를 연구·발전시키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향후 딜쿠샤 복원 및 서울역사박물관 딜쿠샤 기획전시에 활용되어 시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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