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차이나]중 은행, 회계 꼼수 논란…2320조원 부실 대출 숨겨

기사등록 2016/12/08 10:54:48

최종수정 2016/12/28 18:02:23

【창춘=신화/뉴시스】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8월 신축주택 가격이 상승한 도시가 64곳으로 전월보다 13곳이나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린성 창춘의 고층빌딩들 모습.20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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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 상장은행들, 대출금 2320조원 '투자'로 분류
대출금 대부분 부동산 프로젝트로 흘러 들어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중국 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등 부실위험이 있는 대출금을 투자금으로 분칠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관련 규제를 피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상장 은행 32개가 지난 6월 현재 2조 달러(약  2320조원) 규모의 대출금을 회계상 ‘대출’ 항목이 아닌 ‘회수가능한 투자(investment receivable)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 3340억 달러(약 387조4400억원)에 비해 무려 6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번에 불투명한 회계 관행으로 도마 위에 오른 대표적인 은행은 장쑤성(江蘇省)에 있는 난징은행이다. 양자강 상류에 위치한 하이먼시는 지난 2014년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짓기로 하고 이 은행에서 2900만 달러(약 336억원)를 빌렸다. 하지만 이 은행은 대출금을 '대출'이 아닌 ‘회수가능한 투자’로 처리했다고 WSJ은 전했다.

 난징은행은 올해 3분기 현재 ‘회수가능한 투자금’ 390억 달러(약 45조2400억원)를 장부에 보유하고 있다. 이는 대출금으로 분류된 전체 자산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 은행은 이러한 자산 재분류를 통해 연간 이윤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WSJ은 전했다. 자산 재분류로 손실을 상각처리할 필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손상각이란 은행이 가계나 기업 등에 빌려준 대출금을 떼일 우려가 있을 때 이를 잠재적 손실로 미리 분류하고 쌓아두는 돈을 뜻한다. 대출금 등 각종 채권의 회수 여부를 미리 저울질해 신용도, 경영환경을 비롯한 대출기업의 위험도에 따라 선 비용처리하는 것이다. 대손 처리를 하면 이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현지 상장 은행들이 장부상 ‘대출’ 항목을 ‘회수가능한 투자’로 바꾼 것은 대출 여력을 늘리기 위한 ‘꼼수’로 풀이됐다. 대출금은 부실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회수가능한 투자’는 이러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그림자 금융 업체(shadow lender)들을 적극 활용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중국 뤄양은행(洛阳银行)의 경우 대출 성격이 강한 투자 10건 가운데 9건이 지난해 아파트 단지 건설 등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 흘러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대단위 부동산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중국의 주택 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시인 허난성(河南省)의 성도(省都)인 정저우(鄭州)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들 (상장)은행들은 중국내 은행 자산의 7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대출을 투자로 분칠하는) 이러한 관행은 중소규모 은행에서 더 보편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 대출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가 경제적으로 유의미하든 그렇지 않든 별 관심이 없다”며 “이들은 이 프로젝트 뒤에 정부가 있기 때문에 결국 보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행들의 이러한 회계 관행은 그동안 도마 위에 올라왔다. 스위스 UBS은행 소속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앞서 중국인민은행이 지난해 공개한 부채(credit) 총량 중 2조4000억 달러(약 2780조4000억원)가 사라졌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러한 불일치는 중국의 상업은행들이 ‘대출’을 ‘투자’로 위장하기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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