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롯데그룹의 분위기는 패닉 그자체였다. '이 부회장 자살'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전화가 쇄도했고, 아직 확인을 하지 못한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은 앞서 지난 6월 처음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을 접했을 당시보다 당연히 더 심각한 상황이기에 입장을 발표하는데도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측은 "구체적인 사실여부는 확인 뒤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새벽 양평군 서종면 한 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인을 파악 중이다.
검찰은 전날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에 이어 이날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할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에서 '비(非)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부회장까지 올랐으며 올해 69세로 43년 롯데에 몸담은 국내 최장수 CEO다. 수 십년간 신격호 총괄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신 총괄회장의 '복심', '리틀 신격호'으로 불렸던 이인원 부회장은 결국 지난해 8월 '롯데 사태'를 거치며 신동빈 회장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07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에 오르며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기 시작했고, 지난해 신 총괄회장이 지시한 이른바 '살생부'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져 확실히 신동빈 측 인물로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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