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YG엔터? 덩치 큰 구멍가게일뿐"

기사등록 2016/08/12 16:56:54

최종수정 2016/12/28 17:30:15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YG에 엔터테인먼트 시장이란?' 

 지난 8일 쇼케이스를 펼친 신인 여성그룹 '블랙 핑크'는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허벅지에 힘을 잔뜩 넣어서 밀고 있는 대상이다.

 오랜 기간 YG를 이끌어왔던 대표그룹 '빅뱅'의 멤버들이 속속 군에 입대하자 새 엔진으로 삼고 있는 '히든카드'다. 힘빠진 YG가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언제나 대단해 보인다.

 문제는 YG의 묘한 선택. 이날은 하필 경쟁자이기도 한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남성그룹 '2PM'의 멤버 준케이에게 '솔로'의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솔로 음반 쇼케이스날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YG가 JYP 행사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YG와 JYP는 또 다른 공룡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전세계에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기획사들이다. 이 두 회사는 연예계라는 치열한 무대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라이벌이자,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특히 양 기획사의 대표인 양현석과 박진영. 가수 출신인 두사람은 누구랄 것 없이 그동안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대중에겐 '라이벌이 아니라 동반자'로 보이길 간절히 원하는 듯한 몸짓을 보여왔었다.

 그렇게 '다정 코스프레'하던 두 기획사가 하필 같은 날, 차이 없는 시간대에 비슷한 행사를 치렀다. 누가 보더라도 신사적으로 읽히지 않는 선택이다.

 이 일이 있기 나흘 전에도 유사한 선택이 벌어졌다.

 YG는 지난 4일에도 '빅뱅'의 데뷔 10주년 행사를 치렀다. 이날은 또 다른 기획사인 스타제국이 여성그룹 유닛 ‘나인뮤지스 A’의 첫 쇼케이스를 예고했던 날, 스타제국은 결국 빅뱅 행사를 피해 ‘나인뮤지스 A’의 쇼케이스 시간을 앞으로 당겨야 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일정이 겹치면 뒤늦게 잡은 회사에서 양보하거나 서로 조율하는 게 업계의 관행”이라며 “이는 동종 업계에서 지켜야 할 일종의 매너"라고 전한다.

 두 개의 묘한 해프닝에는 모두 'YG의 묘한 선택'이 주인공이다.

 YG는 지난해 '하이그라운드 레이블'을 설립하고 혁오와 검정치마 등 인디음악계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들을 대거 쓸어갔다. 특히 계약이 끝나지도 않은 래퍼 원과 자이언티 마저 데려가며, '상도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좋게 말하면 '밀어붙이기 전략'이지만, 제 욕심 차리기 급해 '이 눈치, 저 눈치 볼 것 없다'는 장돌뱅이 근성이다.  

 "그들에게 시장질서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저 '몸집만 큰 구멍가게'일 뿐." 엔터테인먼트 업계 또 다른 관계자가 YG를 향해 내린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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