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과 좋아 불면증 환자 2명 중 1명꼴로 처방… 年200억원 추정
과다복용 땐 기억상실·환각·중독 등 부작용… 성범죄 악용 '1위'
중복 처방·의사 묵인 등 편법 통해 2년간 1740정 구입한 커플도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불면증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졸피뎀'이 자살충동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가받은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는 한독약품, 한미약품 등이 판매하고 있는 13개 제품이다.
졸피뎀 성분 수면제는 스틸녹스(한독약품), 졸피드정(한미약품), 졸피람정(환인제약), 졸피신정(명인제약), 파마주석산졸피뎀정(한국파마), 졸피움정(고려제약), 스틸렉스(명문제약), 자니로정(초당약품공업), 졸뎀속붕정(보령제약),도미졸정(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등이다.
졸피뎀은 향정신성 불면증 치료제로 비벤조다이아계핀 계열이다.
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나고 몸에서 빠르게 배출되는 장점이 있어 불면증 환자 2명 중 1명에게 이 성분의 약이 처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졸피뎀 성분의 불면증 치료제 처방액은 연간 2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향정신계 약물은 신경 계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정량을 지키지 않거나 중독될 경우 기억상실과 최면, 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심할 경우 수면운전, 몽유병, 자살 충동 등 위험한 행동도 보일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졸피뎀을 범죄에 악용하는 범죄도 늘고 있다.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음료 등에 타 먹여 항거 불능 상태에 빠뜨린 후 범죄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졸피뎀은 술과 함께 먹거나 과다 복용할 경우 기억을 잃는 등 부작용이 심한데 이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최근 대한약학회 학술지인 '약학회지'에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가운데 졸피뎀을 사용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06~2012년 의뢰된 진정제 성분 약물관련 성범죄 148건을 분석한 결과 졸피뎀을 사용한 경우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졸피뎀에 중독돼 자살로 삶을 마감한 20대 여성 은지(가명)의 비극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스틸녹스(졸피뎀)의 부작용 중 자살충동은 드물게 일어나는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우리 주위에서 은지와 유사한 사례들이 적지 않게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며 "최근 대만에서 자살 시도자 2199명을 대상으로 한 졸피뎀과 자살시도와의 연관성 연구에서 저자들은 정신질환의 유무와 관계없이 졸피뎀과 자살시도에 매우 깊은 연관관계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졸피뎀을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졸피뎀을 이용한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위험한 약'이지만 편법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졸피뎀은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다. 또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한 번에 최대 28정까지만 처방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구매 하거나 타인 명의로 처방 받는가 하면, 의료기관 여러 곳을 쇼핑하듯 돌며 처방 받아 사용하는 등 여러가지 편법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간호사가 동료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처방받은 졸피뎀 40정을 의약품 보관함에서 몰래 빼돌린 후 이를 인터넷 중고나라에서 30만원에 판매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해에는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졸피뎀을 대량 처방 받아 상습 투약해 온 30대 커플과 이를 알고도 졸피뎀을 처방해 준 의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이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처방받아 사용한 졸피뎀은 모두 1740정이나 된다.
'졸피뎀'의 범죄 악용과 자살충동 등 부작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주무 부처인 식약처는 최근에야 졸피뎀 중복처방 등 오·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안일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는 이달부터 프로포폴,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대상으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시범사업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중복 처방 등을 막을 계획이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취급내역 데이터 정밀분석을 통해 동일인이 다수 의료기관에서 중복 처방받는 사례 등을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you@newsis.com
과다복용 땐 기억상실·환각·중독 등 부작용… 성범죄 악용 '1위'
중복 처방·의사 묵인 등 편법 통해 2년간 1740정 구입한 커플도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불면증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졸피뎀'이 자살충동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가받은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는 한독약품, 한미약품 등이 판매하고 있는 13개 제품이다.
졸피뎀 성분 수면제는 스틸녹스(한독약품), 졸피드정(한미약품), 졸피람정(환인제약), 졸피신정(명인제약), 파마주석산졸피뎀정(한국파마), 졸피움정(고려제약), 스틸렉스(명문제약), 자니로정(초당약품공업), 졸뎀속붕정(보령제약),도미졸정(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등이다.
졸피뎀은 향정신성 불면증 치료제로 비벤조다이아계핀 계열이다.
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나고 몸에서 빠르게 배출되는 장점이 있어 불면증 환자 2명 중 1명에게 이 성분의 약이 처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졸피뎀 성분의 불면증 치료제 처방액은 연간 2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향정신계 약물은 신경 계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정량을 지키지 않거나 중독될 경우 기억상실과 최면, 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심할 경우 수면운전, 몽유병, 자살 충동 등 위험한 행동도 보일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졸피뎀을 범죄에 악용하는 범죄도 늘고 있다.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음료 등에 타 먹여 항거 불능 상태에 빠뜨린 후 범죄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졸피뎀은 술과 함께 먹거나 과다 복용할 경우 기억을 잃는 등 부작용이 심한데 이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최근 대한약학회 학술지인 '약학회지'에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가운데 졸피뎀을 사용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06~2012년 의뢰된 진정제 성분 약물관련 성범죄 148건을 분석한 결과 졸피뎀을 사용한 경우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졸피뎀에 중독돼 자살로 삶을 마감한 20대 여성 은지(가명)의 비극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스틸녹스(졸피뎀)의 부작용 중 자살충동은 드물게 일어나는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우리 주위에서 은지와 유사한 사례들이 적지 않게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며 "최근 대만에서 자살 시도자 2199명을 대상으로 한 졸피뎀과 자살시도와의 연관성 연구에서 저자들은 정신질환의 유무와 관계없이 졸피뎀과 자살시도에 매우 깊은 연관관계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졸피뎀을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졸피뎀을 이용한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위험한 약'이지만 편법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졸피뎀은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다. 또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한 번에 최대 28정까지만 처방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구매 하거나 타인 명의로 처방 받는가 하면, 의료기관 여러 곳을 쇼핑하듯 돌며 처방 받아 사용하는 등 여러가지 편법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간호사가 동료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처방받은 졸피뎀 40정을 의약품 보관함에서 몰래 빼돌린 후 이를 인터넷 중고나라에서 30만원에 판매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해에는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졸피뎀을 대량 처방 받아 상습 투약해 온 30대 커플과 이를 알고도 졸피뎀을 처방해 준 의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이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처방받아 사용한 졸피뎀은 모두 1740정이나 된다.
'졸피뎀'의 범죄 악용과 자살충동 등 부작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주무 부처인 식약처는 최근에야 졸피뎀 중복처방 등 오·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안일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는 이달부터 프로포폴,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대상으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시범사업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중복 처방 등을 막을 계획이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취급내역 데이터 정밀분석을 통해 동일인이 다수 의료기관에서 중복 처방받는 사례 등을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yo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