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지중화공사 중단 '이웃간 갈등'으로 번져

기사등록 2012/12/04 17:12:12

최종수정 2016/12/28 01:39:11

【성남=뉴시스】이정하 기자 = 경기 성남시 구미동 송전선로 지중화사업 중단사태가 이웃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뉴시스 11월27일자 참고>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9통 불곡산 산등성이를 따라 들어선 고급빌라단지. 4일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는 "고급빌라단지가 흉물 '철탑동네'로 전락하게 생겼다"며 성화였다.

 구미동 지중화사업으로 단지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있던 70m 높이의 송전탑이 철거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50m 높이 철탑 2기가 새로 설치됐기 때문이다. 새로 설치된 철탑은 기존 송전선로와 지중선로를 연결하는 케이블헤드 인입용 설비다.

 29통(490가구·1300여명 거주) 주민대책위는 "케이블헤드부지 조성공사가 기존 송전탑을 철거하기 위한 공사로 알고 그동안 먼지와 소음까지 꾹 참아왔다"며 "한마디로 시와 한국전력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난했다.

 29통 주민들의 반발로, 인입용 설비 설치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29통 주민들은 지난달 초부터 전자파에 따른 인체 피해 및 재산권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공사 차량 진입을 막고, 철탑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지중화공사가 중단되자 이번에는 철거 예정인 지중화 구간 나머지 8기 송전탑 주변 주민들이 반발했다.

 2007년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지연되자 "공사를 예정대로 올 연말까지 끝내 달라"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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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아파트 입주민 등은 "더는 기존 송전탑 철거작업이 미뤄지면 안된다"며 "일부 빌라단지 주민들의 반발에 절대 다수의 구미동 주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29통 주민들은 "다수가 원하는 쪽으로 결정해야 된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과연 다수의 혜택을 위해 소수에게 심각한 피해를 감내하라는 것이 옳은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항변했다.

 시와 한전 측은 재정부담이나 공사 지연문제, 역민원 발생 등의 이유로 케이블헤드 철탑 이전이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동절기에 휴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년 3~4월 지중화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29통 주민들은 철탑 이전이 불가하다면 혐오스러운 헤더부지 외관을 친환경적인 모델로 재검토하는 등 대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시가 적절한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구미동 지중화사업은 머내공원에서 이 빌라단지 뒤쪽 불곡산까지 약 2.5km 구간 내 송전선로를 지중화한 뒤 송전탑 9기를 거둬 내는 공사다. 총공사비 1250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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