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란, 함께 비 맞는 것"…연예계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착시킨 최불암

기사등록 2026/10/30 14:27:59

故최불암, 85년부터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 위촉

81년 전원일기 계기…평생 아동복지 홍보에 앞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葬)…11월 2일 오전 발인

[서울=뉴시스] 2018년 12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로 열린 아이돌그룹 구구단과 함께하는 '제3회 감사편지쓰기공모전 시상식'에서 최불암 후원회장이 한 학생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2018.12.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나 혼자만 행복해지는 건 결코 상상할 수 없고, 어린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봐야 한다."

"진정한 봉사는 비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으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배우 고(故) 최불암은 지난 201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 3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고 최불암 전국후원회장을 마음 깊이 애도하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그의 마지막 길을 엄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초록우산에 따르면 고 최불암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은 전날 오후 10시30분 별세했다. 향년 86세다.

고인은 평생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나눔을 실천해왔다. 연예계에 '결연 후원'이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정착시킨 대표적 인물이기도 하다.

그와 초록우산과의 인연은 1981년 드라마 '전원일기' 촬영 중 아역 배우와 맺은 인연을 계기로 시작됐다.

고인은 드라마 '전원일기', '보통사람들' 팀과 단체 결연 후원을 시작하며 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198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위촉된 이후에는 아동복지 현장 최전선을 지키는 '실무형 리더'로 봉사하며 앞장서 왔다.

그는 지난 41년간 60만 초록우산 후원자를 대변해 국내외 아동복지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고 후원자들의 진심 어린 동참을 이끌어냈다.

국내 아동복지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던 1990년대에는 직접 해외를 찾아 전 세계에 나눔의 가치를 전파했다.

1994년부터 미주 지역과 유럽 지역을 찾아 현지에서 해외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나눔 외교를 펼쳤다.

고인의 열정적인 활동을 토대로 초록우산은 8개국에 25개 해외후원회 체계를 구축했다.

고인은 생전 해외 아동의 행복과 건강한 성장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2007년 에티오피아, 2014년 우간다, 2015년 케냐 등 아프리카 오지를 직접 방문해 굶주림과 질병을 앓는 아이들을 품에 안고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해외 아동 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냈다.
[서울=뉴시스] 고(故) 최불암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 (사진=초록우산 제공) 2026.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고인은 아동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넘어 아동복지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우리 사회에 진정한 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데 일평생 헌신하며 사회적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냈다.

고인의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진행된다.

앞서 2011년 '철가방 기부천사'로 알려져 고인이 상주를 맡은 고 김우수 후원자 역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 바 있다.

장례위원장은 초록우산 황영기 회장이 맡는다. 장례위원으로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홍문종 전 국회의원, 김성은 신부, 국회입법정책연구회 한일수 사무총장과 초록우산 양옥경 대표이사, 초록우산 전국후원회 임원단 등이 참여한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20호실에 마련됐다.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1층에도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발인 이후에는 장지로 떠나기 전에 초록우산 재단 본부도 들를 예정이다. 고인은 생전에 죽으면 재단에 꼭 들러달라는 메시지를 주변에 남긴 바 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고 최불암 전국후원회장은 연기를 통해 우리네 희로애락을 비추며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해왔다"며 "평소 방송에서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말하시며 마지막까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서 우리 사회가 아동의 삶과 행복에 주목하고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앞장서며 헌신해오신 고인의 의지와 그간의 활동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