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에 누적 미제 18만 건 처리
제도적 한계와 기관 간 관할 갈등도
초대 공소청 수장 공백 해소도 과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된 가운데, 공소청은 사법통제 장치를 신설하고 수사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누적된 미제 사건, 인력 부족, 신설 제도의 실효성 등이 초기 안착의 걸림돌로 꼽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공식 출범한 공소청은 기존의 인지 및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고 중대범죄기소부와 불송치심사부를 신설하는 내용 등의 직제 개편을 실행했다.
각 지방공소청은 송치심사부, 형사부, 여성·아동범죄전담부, 공공·형사부, 중대범죄기소부, 공판·송무부 또는 사무국 체제로 재편됐다.
사법경찰관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실질적 검토를 전담하는 '불송치심사부'는 전국 13개 지방공소청에 신설됐다. 사법경찰관의 검토 결과 수사가 미진하거나 법리 적용이 잘못된 사건에 대해서는 횟수 제한 없이 재수사를 요구하고, 적정한 재수사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상급 수사관서나 타 수사기관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진 대신 사법경찰관에 대한 사법통제 수단도 강화됐다. 정당한 이유 없이 재수사 요청을 이행하지 않거나, 위법 등이 의심되는 담당 경찰관에 대해서는 직무 배제와 징계 요구를 할 방침이다.
수사 기관과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최근 개정 형사소송법상 '수사의뢰·혐의통보 제도'를 적용해 서울경찰청에 직무 관련 범죄 혐의를 통보하고 수사를 요청했다.
파견과 사직 등으로 인력이 줄어든 가운데 공소청이 처리해야 할 기존 미제 사건은 누적 18만 건에 달한다. 9월 말 기준 전국 공소청의 미제 사건은 총 18만6307건으로, 8월 말(16만4822건) 대비 한 달 사이 2만1485건 늘었다.
공소청은 미제사건의 개별 기록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보완수사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공소청 관계자는 "인력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일이 감당할 수 없게 많아졌다"면서 "처음에는 부서 명칭도 바뀌고, 하는 업무도 달라져 혼란이 컸다. 업무 프로세스가 많이 변하면서 자잘한 일들도 훨씬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인력난 속 공소청은 출범 이후 최대 90일 부여된 수사 유예기간 내 '홈플러스 사태' MBK파트너스 경영진 수사 사건,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등 주요 잔여 사건의 처분 방향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 보완 사항까지 경찰에 넘겨야 하는 실무적 한계에 대해 이 관계자는 "검찰 단계에서 간단히 확인해 매듭지을 수 있는 사안까지 일일이 경찰에 다시 요청해야 하는 점이 가장 아쉽다"면서 "경찰도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보완 요구를 신속히 처리하기 어려워 양측 모두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실관계 확인제도'에 대한 허점도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피의자나 피해자의 진술이나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없다. 피해자가 추가로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도 '수사권 없는 검사의 증거 수집'이라는 주장을 펼 수 있다.
장애인권법센터 대표인 김예원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시간을 들여 검사를 대면해 진술해도 판사가 보지도 못하고 증거로도 쓸 수 없다는 사실에 반발하고 있다"며 "검사가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경찰이 다시 피해자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반복 진술' 등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이나 아동학대 사건에 한해 영상녹화물만 예외적으로 (사실관계확인)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 역시 피해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차별적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길어지는 수장 공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여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법무부 산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 사건 등의 검찰권 남용 의혹을 조사하면서, 공소취소 논란이 재점화됐다. 일각에서는 조직의 중심을 잡고 외풍을 차단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달 13일 초대 공소청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초대 공소청 검찰총장 인선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검찰총장 후보 하마평에는 이정현 공소청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30기), 성상헌 서울남부지방공소청장(30기)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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