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창단…시벨리우스 작품 다수 초연한 악단
교향곡 2번으로 핀란드 음악의 정체성 표현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 양인모, 악단과 재회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핀란드 대표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1865~1957)의 선율이 그의 고향 악단으로 되살아났다. 2023년부터 악단을 이끌고 있는 핀란드 출신 지휘자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지휘에 맞춰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핀란드 정통 선율을 들려줬다.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유카페카 사라스테 &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열렸다. 1882년 창단한 악단은 시벨리우스와 각별한 인연을 보유하고 있다. 작곡가의 관현악 작품 대부분을 초연한 악단이다. 이날 공연도 시벨리우스의 작품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며 첫 내한의 의미를 더했다.
공연의 포문은 시벨리우스의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중 1·2·8·9번이 열었다.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 동명 희곡으로, 시벨리우스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현악의 울림이 신비롭고 비장한 분위기를 이끌었고, 점차 각각의 악기 선율이 켜켜이 쌓이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사라스테는 악단의 음향을 부풀리기보다 섬세함을 요구하며 현(絃)의 소리를 부각했다.
협연에는 2022년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함께했다. 처음 내한하는 악단과 관객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아울러 대회 당시 악단과 합을 맞춘 그는 4년 만에 한국 클래식을 대표하는 연주자로 성장하며 오케스트라와 한국 관객을 잇는 연결고리이기도 했다.
양인모는 악단과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핀란드의 역사적 배경과 맞물려 프로그램의 의미를 더하는 선택이다.
양인모는 초반부터 바이올린 독주의 선율은 긴장감을 조성하고, 주제를 반복해서 제시하며 작품 전체를 아울렀다. 악단의 선율 위를 유영하며 서정성을 표현했다. 특히 사라스테는 절제된 지휘에도 박자감은 강조하며 협연자가 돋보이게 하는 배려를 택했다.
공연의 백미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작곡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당시 핀란드의 역사가 담긴 곡으로 유명해 자유와 독립을 음악으로 승화했다.
악단은 짧은 동기와 작은 음형으로 시작해 점차 응집해 갔다. 한 호흡으로 선율을 서서히 쌓다 4악장 '승리의 찬가'에서 폭발했다. 밝은 미래를 향해 자유를 꿈꾸며 전진하는 모습을 강조했다.
앞서 사라스테가 호흡을 조율하며 흐름을 이어갔던 그의 지휘는 후반부에 더 극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사라스테와 오케스트라는 단순 작곡가의 음악을 재현하고 조명에 그치지 않고 자국 음악 정체성을 보여줬다. 사라스테와 단원들의 유기적인 호흡은 작품의 서정성과 장대한 에너지를 함께 살리며 핀란드 음악의 깊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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