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메타 '뮤즈' 의도적 차단…월마트는 제휴 중에도 기존 인증 절차와 충돌
델타·옐프 등도 접근 제한…메타·월마트·스트라이프 등 상거래용 개방형 표준 개발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사람 대신 쇼핑하고 항공권이나 식당을 예약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확산하고 있지만, 웹사이트의 기존 자동화 차단 체계와 기업의 접근 제한이 새로운 장벽으로 떠올랐다. 아마존은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를 의도적으로 막았고, 월마트에서는 기존의 사람 인증 절차 때문에 구매를 끝내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는 6일(현지시간) 이런 충돌이 메타의 뮤즈와 인스팅트, 챗GPT의 '닷츠' 등 개인 AI 에이전트가 항공권과 식당을 예약하고 식료품까지 구매하는 등 이용자 대신 실제 작업을 수행하면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의 기존 자동화 탐지·차단 체계와 부딪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이다. 테크크런치는 아마존이 최근 자사 쇼핑 사이트에서 뮤즈의 접근을 막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뮤즈는 아마존의 상품을 검색하거나 구매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일을 끝내지 못한다고 해서 모두 이들 기업이 의도적으로 접속을 막은 것은 아니다. 스팸이나 악성 자동화 활동을 막기 위해 운영해온 기존 보안장치가 이용자를 대신해 움직이는 정상적인 AI 에이전트까지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월마트가 이런 사례다. 소셜미디어에는 뮤즈가 월마트 사이트에서 구매를 마치지 못했다는 이용자 불만이 나왔지만 월마트는 의도적으로 뮤즈를 차단한 것은 아니라고 테크크런치에 설명했다. 월마트와 뮤즈의 제휴는 지난 9월 메타의 개발자 행사 '커넥트'에서 발표됐다.
문제는 월마트 사이트의 사람 인증 절차다. AI 에이전트가 작업하는 도중 인증 과정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 접속이 끊길 수 있다.
스팸이나 악성 자동화 활동을 막아온 기존 웹 보안 체계가 이제는 이용자의 허가를 받은 AI 에이전트의 활동과 악성 자동화 활동을 구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업계는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통신 규칙 마련에 나섰다. 메타와 월마트, 스트라이프, 시에라, 제네시스, 로켓, 나이스, 데카곤 등은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시스템과 통신하는 방식을 정하는 개방형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메타는 이 표준을 통해 기업이 어떤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허용할지 명확하게 통제하고, 개인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서비스와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쇼핑에만 그치지 않는다. AI 에이전트의 대표적 활용처로 꼽히는 항공권 예약에서도 이용자들은 일부 항공사 사이트가 AI 에이전트의 예약 요청을 거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현재 AI 에이전트가 고객을 대신해 자사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검색하거나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제휴나 연동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특정 개인 AI 에이전트를 실제로 차단하는지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용약관에는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로봇이나 다른 자동화 장치를 사용해 웹사이트와 콘텐츠를 감시하거나 복사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이 있다.
이 밖에도 소셜미디어에는 여러 쇼핑·여행 사이트가 AI 에이전트를 막고 있다는 이용자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AI 에이전트를 사용한 뒤 이베이 계정이 정지됐거나, 인스팅트가 지메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구글이 인스팅트의 작업을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사례가 모두 해당 기업에 의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처럼 기업마다 AI 에이전트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엇갈리자 메타는 개별 기업과 직접 제휴해 뮤즈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메타는 새 표준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개인 에이전트를 돌려보내는 것은 그 뒤에 있는 고객을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기업과 AI 업체가 명확한 규칙과 통제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