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네팔 대홍수로 수력발전소 지하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들의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하에 남아 있는 공기층인 이른바 '골디락스 구역(Goldilocks zone)'에 생존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호주 공영방송 ABC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 최대 900명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구조대는 무너진 산비탈과 진흙, 잔해 속에서 지하 발전소로 연결되는 터널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네팔 당국의 요청으로 구조 작업에 자문하고 있는 멜버른 출신 지질학자이자 엔지니어 아널드 딕스 교수는 일부 지하 발전소가 엄청난 홍수의 압력을 견뎠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생존자들이 최대 17일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조대는 물을 발전소로 흘려보내는 긴 도수 터널보다는 홍수와 잔해의 충격을 견뎠을 가능성이 높은 지하 발전소 자체에 구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딕스 교수는 지하 발전소의 가장 높은 부분에 생존자들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터널이 발전소로 들어오는 지점과 천장 사이의 공간으로, 그는 이곳을 '골디락스 구역'이라고 부른다.
딕스 교수는 "우리가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골디락스 구역은 지하 발전소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며 "그곳에는 공기가 충분하고 공간도 넓다. 어떤 곳에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면 바로 그곳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조대가 이곳에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딕스 교수는 지상에서 수직으로 구멍을 뚫은 뒤 지하 발전소 상부의 철근 콘크리트를 뚫고 진입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터널 입구에서 발견된 물과 진흙이 발전소 내부까지 물이 들어찼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딕스 교수는 과거 인도에서 터널 붕괴로 17일간 갇혀 있던 노동자 41명의 구조 작업을 도운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네팔 구조 작업에 대해 "평생 이런 것은 처음 본다"며 "어떤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구조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네팔 총리 발렌드라 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재까지 279명의 노동자가 구조됐다고 밝혔다. 딕스 교수는 "밖에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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