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대 엔화에 은행 예금 '쑥'…환차익 실현 전환 관측도

기사등록 2026/09/06 06:00:00

5대 시중은행, 엔화예금 1조389억엔으로 2달 새 19% 급증

엔화 최근 강세로…일본은행 9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 무게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엔화가 놓여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외환보유액은 4422억 8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43억3000만 달러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출기업들의 경상대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2026.09.03.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엔화 가격이 100엔당 800원대로 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 수요가 몰려 은행 예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엔화는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예치 자금이 환율 차익 실현 흐름으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1조827억엔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1조389억엔에서 438억엔 불어난 규모다.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9088억엔에서 최근 두 달 새 19%(1739억엔) 급증했다. 4일 환율 기준으로 1조5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달 들어서도 은행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A은행은 2일까지 10억8700만엔, B은행은 3일까지 9억3100만엔 각각 더 늘었다.

앞서 일본 정부는 6월말 경제·재정 운영 기본 방침(호네부토 방침) 초안을 발표했다. 지난해까지 유지했던 재정 건전화 문구를 삭제하고 성장과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강조했다.

강한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금융정책 운용을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문구를 새로 추가했다. 이에 정부가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을 견제하거나 일본은행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국채 발행 규모 확대와 재정 규율 약화, 일본은행의 정책 실기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됐다. 이 여파로 일본 국채 장기금리는 빠르게 상승했고, 엔화 약세가 심화하는 '호네부토 쇼크'가 나타났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호네부토 방침에서 확인된 재정에 대한 다카이치 정부의 스탠스, 소비세율 인하를 앞두고 해당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 등은 약세 요인"이라며 "반면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 지속, 더 나아가 인상 가속화 기대와 나름 견조한 경제 상황 등은 엔화 강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우 연구원은 "내년 2분기 초중순까지는 초엔저 상황이 보통의 엔저 수준으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이후에는 강세 요인들이 약화됨에 따라 전환 속도가 점진적이거나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엔 강세를 위해 일본은행이 9월 기준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연 0.75%에서 1.0%로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첫 인상이다.

일본은행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의 금융시장 조사기관인 도탄리서치에 따르면 9월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지난 1일 기준 94%에 달했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9월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각각 25bp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시장 예상처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인다면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기반으로 그동안 지속되던 미국 경제 예외주의 현상이 다소 완화되고 있음은 달러 약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 요인이 부각되고 있는 반면 미국과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일본 측이 엔 강세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엔화 강세 현상이 8월과 다르게 연말까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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