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이탈리아에서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종으로 골칫거리였던 '블루크랩(대서양 꽃게)'이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포강 삼각주 지역의 어부들은 최근 블루크랩을 잡아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바꿨다.
블루크랩은 이탈리아 아드리아해에서 수십 년 전부터 발견됐지만, 2023년부터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블루크랩은 어망을 망가뜨리고 조개와 홍합 등을 대량으로 잡아먹으면서 현지 어업에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포강 삼각주 일대에서는 전통적으로 마닐라 조개와 홍합 양식이 활발했지만, 블루크랩의 확산으로 어민들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폴레신 어부 협동조합 컨소시엄의 수익은 2024년과 2025년 2년간 75% 감소해 약 1500만 유로(약 235억원)에 그쳤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2024년 블루크랩 박멸 사업을 시작했다. 어부들에게 게를 잡아 소각하도록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2년 동안 약 230만㎏의 블루크랩을 포획해 소각했지만, 개체 수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블루크랩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최대 800만개의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잡힌 블루크랩은 이탈리아에서 찐 뒤 냉동해 스리랑카로 보내진다. 현지 노동자들이 손으로 살을 발라내 집게살과 혼합육, 필레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한다. 이후 대부분 다른 국가로 다시 수출된다.
이탈리아 어부들에게 블루크랩은 기존 주력 어종을 대체할 만큼 높은 수익을 안겨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올해는 잡은 블루크랩을 모두 판매해 더 이상 소각할 필요가 없게 됐다. 협동조합 측은 올해 매출이 약 2000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루크랩을 둘러싼 현지의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토주의 로비고도에 위치한 포르토 톨레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 스테파니아 마르케시니는 블루크랩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게살을 넣은 튀김 요리부터 폴렌타와 곁들인 크림 게 요리, 연갑게 요리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그는 "처음에는 손님들이 매우 회의적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사람들이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훌륭한 식재료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블루크랩의 확산에 기후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드리아해의 수온 상승과 함께 가뭄으로 포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바닷물이 석호와 삼각주 지역까지 더 깊숙이 들어왔고, 블루크랩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 환경보호연구소의 침입종 전문가 피에로 제노베시는 "기후변화로 수온과 염분 환경이 달라지면서 블루크랩의 번식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jwnsgml533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