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인도 위를 걷던 20대 대학생이 뒤따라온 1톤 트럭에 치여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으나, 가해 운전자는 피해자와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아 반발이 일고 있다.
3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1월14일 경북 경산시의 한 인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조명됐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피해자 A씨는 학원으로 향하던 중, 인도 위까지 올라와 뒤에 바짝 붙어 이동하던 1톤 트럭에 부딪혔다.
A씨는 트럭 사이드미러에 얼굴을 부딪히며 넘어졌고, 이어 차량 바퀴가 발 위를 지나가면서 복숭아뼈 골절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A씨는 복숭아뼈에 철심 5개를 박는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2달간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한 채 대학 첫 학기를 보내야 했다.
가해 운전자는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사고 다음 날 운전자는 A씨에게 연락해 "너는 그때 왜 뒤를 돌아봤냐. 서로 운이 안 좋았던 것 같다"라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합의 과정에서도 뒤통수를 맞았다.
가해자 측 변호인은 인도 침범 사고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처벌이 중하다며 먼저 형사합의금 2500만원을 제안했다. 피해자 측은 처벌 불원 합의서를 작성해주면서 '합의금 미지급 시 합의 효력은 상실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그러나 약속한 2달이 지나도록 합의금은 입금되지 않았다. 뒤늦게 확인해 보니 가해 운전자는 당초 운전자보험 가입 시 고지 의무를 위반해 보험이 취소된 상태였고, 변호인단마저 사임했으나 이를 피해자 측에 알리지조차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피해자 측은 검찰에 "합의가 최종 무효화되었으니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검찰은 5월 가해자를 벌금 400만원에 구약식 처분했다. 결국 사건은 정식 재판 없이 약식 절차로 법원에 넘어갔다.
A씨와 유족은 "피해자가 수술을 받고 합의조차 안 됐는데 벌금 400만원으로 끝난다면, 나중에도 합의 안 하고 벌금만 내고 마는 사람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에 출연한 이지훈 변호사는 "인도 침범은 중대한 범죄이므로 벌금형이 나오더라도 약식이 아닌 정식 형사재판으로 가야 하는 사건"이라며 "형사합의서가 먼저 제출되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형사 절차에서 피해자가 배제되기 쉬운 만큼, 합의는 반드시 돈을 지급받은 직후에 작성·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가해자에게 형벌의 위하력(엄벌을 통한 범죄 예방 효과)이 전혀 작동하지 않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가해 운전자는 "스트레스 받는다"고 오히려 화를 내는 등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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