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세계는 부채로 넘쳐나…성장이 유일한 해법"
美부채 40조달러 돌파…"재정 위험 아직 국채금리에 충분히 반영 안 돼"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글로벌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급증하는 국가부채 문제의 해법으로 '경제성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성장만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경제성장과 국가부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회의를 주재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세계는 부채로 넘쳐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성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완화와 민간투자 확대 등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부채는 올해 초 약 353조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공공부채 역시 GDP의 100%에 육박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을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성장만으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GDP는 최근 12개월 동안 2.1% 증가했지만 올해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GDP의 6%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AI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도 부채 증가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학자 더그 엘멘도르프와 캐런 다이넌, 루이스 샤이너가 AI로 연간 생산성 증가율이 0.5~1%p(포인트) 높아지는 상황을 분석한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속도만 느려질 뿐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률이 높아지면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여기에 AI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많아진 점도 국채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가 국채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면 그만큼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G20 회의가 열린 이번 주에도 글로벌 국채 매도세는 이어졌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약 4.8%까지 올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10년물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3%에 도달했고 영국과 프랑스 국채금리도 크게 올랐다.
베선트 장관은 재정 문재의 근본 해법을 마련하기보다 최근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하는 등 채권시장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이번 조치에 대해 금리 수준 자체를 낮추기보다는 급격한 금리 상승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가부채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최근 40조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이 같은 재정 악화 위험이 국채금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부채가 GDP 대비 1%p 증가할 때 국채금리가 약 0.02%p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06년 35%에서 현재 약 100%로 높아졌지만 국채금리는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 아니다.
아제이 라자디약샤 바클레이스 연구원은 "시장은 아직 의미 있는 수준의 재정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에는 이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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