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美, '캐나다는 자회사' 태도 바꾸라…국산 철강에 11조원 지원"

기사등록 2026/08/25 09:57:28 최종수정 2026/08/25 10:40:24

"미, 자동차 등 加주요산업 파괴 의도"

트럼프 "'카니 주지사' 때문에 加 위기"

[샬럿타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 강도를 높인 가운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진정한 경제 협력을 원하고 캐나다를 자회사(subsidiary)로 취급하는 태도를 중단한다면 우리도 협상단을 다시 보내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주 샬럿타운에서 주지사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발언하는 카니 총리. 2026.08.25.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 강도를 높인 가운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진정한 경제 협력을 원하고 캐나다를 자회사(subsidiary)로 취급하는 태도를 중단한다면 우리도 협상단을 다시 보내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CBC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24일(현지 시간) 퀘벡주의 한 조선소를 방문해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불공정한 조건을 내세워 자동차와 알루미늄을 비롯한 우리의 주요 산업을 파괴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테이블에서 캐나다를 미국 자회사로 취급하고, 캐나다 산업이 미국 산업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며, 시간이 갈수록 캐나다가 역풍을 맞게 될 조건을 설정하려는 태도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헀다.

이어 미국 측이 협상 막판 캐나다의 무역 협정 체결 역량을 제한하고, 프랑스어 매체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국내 프랑스어 사용을 위협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프랑스어를 영어와 공용어로 쓴다.

크리스틴 프레셰트 퀘벡 주총리는 "퀘벡은 무역전쟁 시작과 동시에 큰 영향을 받았다. 우리 지역 기업들은 이미 계약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도 "카니 총리가 레드라인을 넘는 협상에서 철수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 문화와 언어는 우리의 핵심 정체성"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산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확전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에너지와 핵심 광물, 주요 자동차 부품 및 기타 산업 제품을 캐나다에 의존하고 있으나, 우리는 침착함을 유지하고 긍정적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조치를 취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긍정적인 정책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캐나다 해안경비대가 사용할 쇄빙선 6척을 캐나다산 철강으로 건조하기 위해 퀘벡 조선업에 113억 캐나다달러(약 11조30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니 총리는 "양국간에는 이미 캐나다-미국-멕시코협정(CUSMA, 미국명 USMCA)이라는 좋은 협정이 체결돼 있으며, 이것을 모두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캐나다를 빈곤하게 만들겠다는 위협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는 수년간 미국을 착취해왔다"며 ""2027년 1월 1일부터 (캐나다산) 모든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무역에서도, 다른 방식에서도 그들은 상대하기에 세계 최악의 국가 중 하나"라며 "우리는 캐나다가 필요 없지만 그들은 우리를 필요로 한다. 캐나다는 사업의 95%를 미국과 함께 하지만 우리는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카니 총리 입장이 나온 뒤에는 그를 '주지사(governor)'로 부르며 "미국이 없다면 캐나다는 살아남을 수 없다. 캐나다는 형편없는 현직 지도부, 특히 '카니 주지사'와 그의 부하 포드(온타리오 주총리) 때문에 앞으로 미국을 이용해먹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캐나다 실업률은 10%에 육박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기업은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실패한 정책과 무능한 리더십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캐나다산 와인, 가구, 유제품, 시멘트, 의류 등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가 '3일 유예'를 결정했다.

이후 양국은 워싱턴DC에서 3일간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고, 미국은 지난 22일부터 50%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대상 상품은 총 200억 달러(27조76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기준 총 수입액의 5.2%에 해당한다.

이에 캐나다는 내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 유제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종이, 전자제품 등에 대해 '달러 대 달러'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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