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는 귀로만 하는 게 아니다”…오민, LP ‘동시, 콘퍼런스’ 발매

기사등록 2026/08/25 08:35:41
오민 LP Jacket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말하고 듣는다. 그런데 듣는 것은 정말 귀뿐일까.

시간기반 설치와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여온 작가 오민이 말과 글은 물론 표정과 제스처, 몸짓까지 모두 ‘소리’로 다루는 실험적 음반(LP) ‘동시, 콘퍼런스’를 발매한다.

악기나 노래의 선율을 담은 일반적인 음반과는 다르다. 글과 말, 표정, 제스처, 액션에서 비롯된 소리와 ‘소리 아닌 소리’를 음악의 재료로 삼았다.

오민은 텍스트와 이미지, 소리 사이에 관습적으로 형성된 위계를 뒤집는다. 영화에서 음악이 장면의 감정을 강화하고 이미지가 서사를 설명하는 방식과 달리, 글과 말, 표정과 몸짓을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에 종속되지 않는 동등한 재료로 놓는다. 논리를 감각으로, 언어를 청각의 재료로 재배열하는 시도다.

작가는 ‘듣기’ 역시 청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본 것일 수 있고, 듣지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듣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말하는 사람의 표정과 몸짓, 말과 신체 사이의 관계 역시 듣기의 대상이 된다.

“듣지 못한 것은 귀나 눈이 아니라 마음이다. 들리지 않았다면 아직 듣기로 결심하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번 LP는 이 같은 질문을 음악의 형식으로 밀어붙인다. 음악을 ‘시간 안에 구성된 소리 사이의 관계’라고 본다면 표정과 제스처, 행동 역시 소리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들이 동등한 지평에서 작동할 때 우리는 무엇을 새롭게 들을 수 있는가를 묻는다.

‘동시, 콘퍼런스’는 202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드 아펠(de Appel)에서 처음 라이브 퍼포먼스로 선보였다. 이후 37분16초 분량의 영상·사운드 기반 설치 작품으로 발전했고, 이번에는 작품 속 글과 말, 표정, 제스처, 액션에서 비롯된 소리를 LP에 담았다. 음반은 총 4막으로 구성된다.

LP 발매를 기념한 전시와 청음, 이벤트는 오는 29일부터 9월6일까지 포럼앤스페이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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