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고립생활 한 中 남성…25년 만에 가족 품으로

기사등록 2026/08/23 10:52:30
[서울=뉴시스]중국의 한 남성이 주인이 잊고 있던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집을 돌보며 25년간 고립생활을 한 끝에 마침내 가족과 재회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2026.08.23.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남성이 산속 외딴집에서 25년간 홀로 머물다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한 사연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쓰촨성 남서부 핑탄에 사는 리궈유(63)씨는 최근 경찰서에서 중국 공식 호적 등록 서류인 후커우 갱신증을 발급받았다. 약 30년 만에 고향에서 공식적으로 신분을 되찾은 순간이었다.

리씨는 1987년, 스물넷 나이에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 광저우로 향했다. 세월이 흐르며 부모는 세상을 떠났고, 유일한 가족이던 두 형과도 점차 연락이 끊겼다. 그는 1997년 한 차례 고향에 돌아왔지만 다른 곳에서 일하던 형들과는 끝내 만나지 못했다.

1998년 리씨는 헤이룽장성 하얼빈으로 거처를 옮겼고, 그곳에서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던 린씨를 만나 일자리를 얻었다. 하지만 3년 뒤 고속도로가 폐쇄되며 식당은 문을 닫아야 했다.

곧 거처를 잃을 처지에 놓인 리씨를 걱정한 린씨는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집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든 편하게 떠나도 좋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린씨는 베이징과 러시아를 오가며 사업을 벌였고, 집을 팔기 위해 지난 5월에야 산장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리씨는 자신이 오래전 잊어버린 그 약속을 지키며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린씨는 "그가 오래 머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 한 마디 말 때문에 그가 거기 남았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고립 생활 동안 리씨는 옥수수를 심고 가축을 기르며 낚시로 끼니를 해결했다. 가장 가까운 식료품점조차 3km나 떨어져 있어 자급자족이 불가피했다.

그의 신분증은 중국이 컴퓨터 칩과 디지털 암호화 기능을 갖춘 2세대 신분증으로 전환한 2005년에 이미 만료된 상태였다. 새 신분증을 받으려면 쓰촨성 호적 등록 사무소까지 가야 했지만, 리씨에겐 여비조차 없었다.

25년 만에 재회한 자리에서 리씨는 "고향에 돌아가 형제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의 간절함을 알아챈 린씨는 곧바로 귀향을 돕기 시작했다.

리씨가 신분증이 없어 기차나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린씨는 하얼빈과 핑탄 경찰서에 직접 연락을 취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리씨는 하얼빈에서 쓰촨성 인근 도시 충칭까지 가는 기차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충칭까지 가는 여정에는 40시간이 걸렸다. 도착한 리씨를 핑탄 경찰과 정부 직원들이 맞이해 집까지 데려다줬고, 그는 마침내 두 형과 다시 만났다. 린씨도 귀향길에 동행하며 재회를 함께 기뻐했고, 그를 가족처럼 대하며 조만간 다시 연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연을 접한 한 온라인 이용자는 "리씨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25년 동안 그 집에 머무른 명예로운 사람"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리씨와 린씨는 서로의 도움을 받았다. 누가 누구에게 빚을 졌는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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