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풀어 10만 가구 공급…강남·용산 빠진 대책 실효성은

기사등록 2026/08/16 06:00:00

강남·용산 등 서울 핵심지 빠져…염창공원 1000가구 그쳐

연내 추가 7.3만가구 입지·37개월 내 착공 여부 효과 좌우

서울시 반대에 토지보상·주민 협의까지…추진 곳곳 '난관'

[서울=뉴시스] 김명년 김금보 김종택 기자 = 정부가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선정해 10만호를 공급하는 등 수도권에 최소 23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 경기 남양주 와부읍 일대, 경기 광주시 장지동 경기광주역 인근 부지. 2026.08.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수도권에 신규 택지 10만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과 경기 남양주·광주 등 3곳에서 2만7000가구를 우선 공급하고, 연내 7만3000가구+α 규모의 추가 택지 후보지도 공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강남권 그린벨트와 용산 등 서울 핵심 입지는 이번 발표에서 빠졌다. 서울에서 확정된 물량도 염창공원 1000가구에 그쳐 실제 서울 주택시장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의 공급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용산어린이정원과 강남구 자곡·세곡동,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그린벨트 등이 주택 공급을 위한 유력 신규 택지 후보지로 거론돼왔다.

이번 대책에서 이들 부지는 일단 제외됐다. 녹지 훼손 논란과 주민 반발에 대한 정부의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용산어린이정원 활용 방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시와 협의를 주문했지만, 서울시와 용산구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돼 왔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정부의 공급대책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그린벨트 해제는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이라고 밝힌 서울지역 그린벨트 활용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로 발표될 7만3000가구+α의 입지와 사업 추진 속도가 이번 공급대책의 실효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그린벨트 활용에 선을 긋고 있는 만큼 정부가 서울 내 우수 입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신규 택지의 토지 보상과 인허가, 주민 협의 등 넘어야 할 절차도 적지 않다. 정부가 목표로 내건 '37개월 내 착공'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지도 이번 공급대책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신규 공공택지 10만가구를 조성하고, 기존 공급계획의 착공 시기를 앞당겨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23만가구+α를 추가 공급한다.

우선 공개된 신규 택지는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 경기 광주시 장지동 일대 등 3곳이다. 남양주 도심지구에는 개발제한구역을 활용해 2만1700가구를 공급하고 농생명 바이오클러스터와 연계한 자족도시로 조성한다.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에는 4500가구, 서울 염창공원에는 1000가구를 공급한다.

염창공원은 이번 대책에서 서울 내 유일하게 확정된 신규 공공택지다. 20년간 방치됐던 부지를 활용해 청년과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1000가구에 불과해 서울의 구조적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서울 핵심지 공급이다. 당초 시장에서 신규 택지 후보지로 거론됐던 강남권 그린벨트와 용산 등은 이번 발표에서 빠졌다. 정부가 서울과 인접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중심으로 추가 택지를 확보할 계획인 만큼 향후 발표에서 서울 선호지역이 포함될지가 관심사다.

정부는 추가 후보지의 구체적인 입지를 보안과 지방자치단체 협의 등을 거쳐 연내 공개할 방침이다. 이르면 다음 달 말 7만3000가구+α 규모의 후보지가 추가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후보지 발표 전 투기 수요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서울 인접 수도권 그린벨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됐다.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대폭 손질했다. 정부는 그동안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 이후 지구 지정과 환경영향평가, 지구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이 걸렸던 절차를 병행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구 지정 기간은 12개월에서 4개월로 줄이고, 지구계획 단계는 24개월에서 13개월로 단축한다. 토지 확보·보상 기간 역시 44개월에서 24개월로 줄여 전체 사업 기간을 37개월까지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급대책 발표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시차를 최대 2년7개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발표한 도심 유휴부지 개발도 속도를 낸다. 서울 노원구 태릉CC는 6800가구 공급을 위해 관련 절차를 앞당겨 2029년 9월 착공하고, 과천 경마장과 방첩사 이전 부지는 2029년 12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2028년 말 주택 착공을 추진한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태릉CC와 과천 경마장 등은 그동안 교통·환경 문제 등을 둘러싼 주민과 지자체의 반발이 이어져 왔다. 신규 그린벨트 택지 역시 후보지 발표 이후 토지 보상과 주민 협의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10만가구’라는 숫자보다 실제 서울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얼마나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이번 대책은 수도권 공급 총량을 늘리고 사업 속도를 앞당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확정된 물량 상당수가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 집중돼 단기적으로 서울 핵심지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연내 발표될 7만3000가구+α 규모 추가 택지의 입지가 어디에 선정되는지와 실제 착공까지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는지가 정책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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