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연발과 공급대책에도 안 잡히는 집값
한강벨트→서울 외곽→경기남부 '풍선효과'
향후 3년간 서울 입주물량, 적정량 比 22%
서울 집세 7월 1.7% 상승…4년 만에 최대치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주택 공급대책이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총 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6번은 집값을 누르기 위해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줄을 쥐는 규제였다. 수도권 공급대책도 두 차례 포함됐다.
처음엔 6·27 대출규제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충격요법을 썼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강벨트를 비롯한 서울·수도권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주택가격 상승 주 요인으로 꼽힌 '갭투자' 차단에 나선 것이다.
첫 주택공급대책인 9·7대책에서는 수도권에 2030년까지 연 27만호, 총 135만호를 신규 착공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후에도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이어지자 추가 규제가 나왔다.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등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조였다.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의 대출 한도는 기존 6억원에서 4억원으로,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축소했다.
두 번째 공급대책도 나왔다. 용산국제업무지구·캠프킴을 비롯한 서울·수도권 도심에 6만호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1·29 대책이 그 예다.
올 상반기에도 규제는 이어졌다. 지난 4월에는 수도권·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의 아파트 담보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했다. 동탄, 기흥, 구리 등 비규제 지역의 집값이 오르자 이번에는 세 지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 5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했다.
가장 최근에는 8·3 세제개편안을 통해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보유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부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40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한 경우 다주택자 만큼 높은 세금을 내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똘똘한 한 채' 대신 '절세도 가능한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일제히 상승하며 6월 넷째주까지 누적 4.82% 상승했다. 작년 같은 기간(3.10%)과 비교해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저가 매물이 있는 서울 외곽의 집값이 크게 올랐다. 서초·강남·송파·강동이 포함된 서울 동남권은 2.67% 오르는 데 그쳤으나 성북구는 올해 아파트값이 누적 7.89% 치솟았다. 강북구(4.64%), 도봉구(4.28%), 노원구(5.57%) 등 서울 외곽지역도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도에서는 동탄, 수원 영통 등 반도체 호황 수혜지역의 집값이 크게 올랐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사상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은 7억458만원으로 지난달(6억9619만원)보다 839만원 올랐다. 국가데이터처의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하며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는 1.6%, 월세는 1.8%씩 올랐다.
공급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작년(3만7103가구)보다 26.9% 줄었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서울의 연평균 예상 입주 물량은 1만322가구 수준으로, 적정 입주 물량인 4만7000가구에 비하면 22% 수준이다. 이처럼 전세 매물 부족과 입주 물량 감소가 맞물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더구나 여당 국회의원의 '폐버스 하우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민심은 크게 추락한 상태다. 뉴시스가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두고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응답이 51.5%로 '잘 하고 있다'는 긍정 응답(44.3%)보다 7.2%포인트(p) 높게 나타났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가 알려준 절세 구간인 30억원 이하 아파트 값은 더 올라가게 생겼다"며 "토지거래허가로 어차피 실거주를 해야 하는 만큼 마포, 성동, 광진, 동작, 강동 등 한강벨트 30억원 이하 아파트가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최대 피해자는 무주택 세입자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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