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중앙권한 이양', 정념 '단임제', 경우 '교구자치제'
중앙 권한 교구 이양엔 공감…구체적 해법은 차이
정념·경우 단일화 여부 따라 선거 구도 재편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선거에 진우스님, 정념스님, 경우스님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우선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정념스님과 경우스님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둬 3파전으로 치러질 지, 2파전으로 재편될 지가 주요 변수다.
세 후보가 내세운 종책의 공통 키워드는 '교구 분권'이다. 중앙에 집중된 종단 운영 권한을 교구로 나눠 지역 사찰의 자율성과 역할을 확대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불교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보였다.
다만 해법과 방향성에는 차이가 있다.
연임을 노리는 진우스님은 중앙의 권한을 교구에 이양해 지역 사찰이 포교와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념스님은 중앙집권적 종단 운영구조를 개혁하고 교구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하겠다고 했으며, 경우스님은 '교구자치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진우스님은 11일 출마 선언에서 중앙의 권한을 교구에 이양해 지역 사찰이 포교와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이 앞서고 교구가 따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구와 함께' 생각하고, '교구와 함께' 결정하며, '교구와 함께' 실천하는 종단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선거제도 개선과 비구니 권익 향상, 승려 완전복지, 기본수행비 지원, 종단 재정 안정화 등도 주요 종책으로 제시했다. 선거제도는 승가의 선거가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추대제부터 직선제까지 다양한 대안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념스님은 지난 6일 출가자 감소와 종단 신뢰 하락, AI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20년 넘게 월정사 주지와 교구 행정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종단의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공약은 '총무원장 단임제'다. 연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종단 내 갈등을 막고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교구로 이양하겠다는 것이다.
24개 교구본사의 자치 행정 법제화와 말사 주지 임명권 이양, 중앙 예산 30%의 포교기금 배정, 선거인단 단계적 확대 등도 제시했다. 특히 간선제 구조에서 발생하는 네거티브와 매표 논란을 지적하며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우스님은 지난 10일 출마 선언에서 12대 종책 가운데 하나로 교구자치를 내세웠다. 교구법을 제정해 중앙에 집중된 권한과 책임을 나누고 각 교구가 지역의 수행과 포교를 주도하는 '지방분권형 교구자치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총무원장이 가진 말사 주지 임명권 등을 교구로 이양하고 교구 재정을 확충해 교구본사가 지역 수행·포교·전법의 실질적인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구니부 신설과 전국비구니회와의 정책 협의 정례화, 비구니의 참종권과 종무행정 참여 확대 등 비구니의 종단 운영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진우스님이 현 집행부의 안정과 성과를 바탕으로 한 연속성을 강조한다면, 정념스님은 총무원장 단임제와 권한 분산을 통한 종단 구조의 변화에 무게를 둔다. 경우스님은 교구법 제정을 통한 교구의 제도적 자립을 앞세웠다.
선거 구도의 최대 변수는 정념스님과 경우스님의 후보 단일화다.
정념스님은 출마 선언 당시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의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종단의 시대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경우스님도 정념스님의 출마 선언 현장에 참석한 바 있다.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현직 진우스님과 단일 후보가 맞붙는 2파전으로 재편되고, 그렇지 않으면 세 후보가 경쟁하는 3파전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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