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산 저소득' 강남 고령층 겨냥한 세제 개편…주택 처분 이어질까

기사등록 2026/08/04 11:44:12

한시적 양도세 감면·종부세 공제 한도 설정

다주택 급매물 출회 매도인 4할이 '60대 이상'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6.07.2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강남 고령층 부동산을 겨냥한 핀셋규제다. 토박이들이 시한 내 집을 팔고 떠나는 세대교체가 이뤄지면 코어 디스카운트 현상이 나타날 듯 하다." 윤곽을 드러낸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부동산업계 전문가의 단평이다.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1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강남권에 주택을 보유한 이른바 '고자산 저소득' 고령층의 주택 처분 연쇄작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세제 개편안에는 강남권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주택 처분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한다.

나아가 65세 이상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에는 50%(5억원 한도) 2028년에는 30%(3억원 한도)로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감면해준다. 지방 세컨드홈 과세 특례 대상도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공시지가 4억원 이하 주택으로 넓혔다.

또한 60세 이상 5년 이상 거주 1주택자에 대한 주택 처분 전까지 종부세 납부 유예하는 제도의 소득 요건을 확대했다.

주택 처분을 압박하는 내용도 있다.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를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바꾼다. 특히 연령공제(고령자 공제)를 유지하고 거주공제와 합쳐 최대 공제율은 80%로 유지하지만, 공제액 한도를 2027년부터 800만원, 2028년부터 600만원으로 적용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보유공제로 재편되는 것도 있다.

주택을 장기간 보유하더라도 임대 등의 사유로 거주기간이 짧은 고령층의 경우 유예기간이 끝나면 보유세와 거래세 부담이 함께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변경된 부동산 세제가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주택을 장기보유했지만 가처분소득이 낮은 고령층 중심으로 집을 파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종부세는 고령층 부담이 세제다. 국세청 국세 통계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종부세 납세자 54만8177명 중 60세 이상이 52.0%(28만4950명) 비중을 차지했다.  1인당 납부 세액 역시 60세 이상은 평균 264만원으로 전체 납세자(241만원)보다 23만원 더 많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월9일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조치가 이뤄졌을 때처럼 고령층을 중심으로 절세목적 주택 처분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집합건물 매도자 9만8067명 중 60대 이상 비중은 40.4%(3만9662명)에 달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37.1%이던 고령층 매도자 비중은 양도세 중과가 임박한 5월 43.4%까지 높아졌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48.4%) 서초구(46.1%)의 고령층 매수자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제 개편안이 현실화하면 주택시장 매물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며 "세금 부담이 커지는 고가 다주택자, 자동말소 등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둔 사업자, 강남권 등 주택을 장기 보유한 고령 다주택자, 지방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투자자 외에도 지방 이주 감면 혜택을 노린 일부 65세 이상 고령 1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매도가 일부 늘어날 가능성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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