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물 한 통으로”…수원역 노숙인의 여름[출동!인턴]

기사등록 2026/07/21 08:00:00 최종수정 2026/07/21 08:02:26

"모기도 말썽"…여름철 노숙인들 불편 호소

"꿈터에서 60일동안 생활 후엔 다시 거리로…"

[수원=뉴시스] 최유리 인턴기자=노숙인들이 도시락 배급을 기다리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우은식 기자, 최유리 이지윤 인턴기자 = "폭염 때문에 생활이 무지하게 힘들죠.”

지난 15일 오전 11시 30분경 수원역 환승센터 주차장 인근 도로변. 무더위는 가셨지만 낮 기온은 28도를 웃돌고 있었다.

노숙인과 기초생활수급자 40여 명이 기도문을 들고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모여 있었다.

수원 온누리교회 노숙인 사역팀의 도시락과 물 배급을 받기 위함이었다.

목사의 기도가 끝나자, 이들은 각자의 자리라도 있는 듯 흩어져 하나둘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수원=뉴시스] 최유리 인턴기자=한 노숙인이 맨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시락을 받은 최석호(68)씨와 익명의 노숙자 A(61)씨는 주차 타워와 백화점 인근을 전전하며 무더위를 나는 중이다.

이들은 “요즘 너무 더워서 힘들다"며 "낮에는 그늘이나 역 안에서 버티고, 저녁마다 (다시서기)센터에서 얼음물을 한 번씩 가져다준다. 그거 먹고 그냥 버틴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이지윤 인턴기자=수원역사 안에 앉아 한 노숙인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사진이며, 본문에서 언급한 인터뷰이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더위보다 모기 때문에 더 힘들다"며 "주차타워에 드나드는 버스 때문에 밤 12시 넘어서야 자고, 새벽 4시면 관리하는 사람들이 청소하러 와서 일찍 깬다"고 전했다.

노숙인 A(61)씨는 자신의 재원만으로는 이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직 기초연금 수령 나이가 되지 않아, 지금은 기초연금 받는 노숙인들한테서 얻어먹으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수원=뉴시스] 최유리 인턴기자=수원역 롯데백화점 앞에서 노숙인이 벤치에 파지를 깔고 잠을 자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수원역 인근에서 오래 노숙했다는 김문배(64)씨는 놀랍도록 깔끔한 모습이었다.

그는 현재  꿈터에서 지내고 있다. 꿈터는 노숙인 임시보호시설의 약칭으로, 만배 씨에 따르면 한 방에 60~70명의 노숙인이 거처하고, 에어컨과 샤워 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한번 입소해 60일 이용한 이후에는 한 달 동안 이용할 수 없다. 그는 "나온 이후 한 달 동안은 파지를 깔고 노숙해야 한다"고 했다.

폭염 속 노숙 생활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열사병으로 힘들어 하는 노숙인이 생기면 119를 부르는 것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배 씨는 교회 측이 제공한 반바지와 반팔을 입고, 부채를 들고 있었다.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마다 이곳을 찾는다는 수원온누리교회 관계자는 “식사만 대접하는 게 아니라 텐트, 방충망도 지원한다"며 “여름철에는  일회용 선풍기, 부채, 모기약도 나눠드리곤 한다”고 밝혔다.
[수원=뉴시스] 이지윤 인턴기자=교회 측이 제공한 방충망 안에서 노숙인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2024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노숙인의 52.1%(6,636명)가 수도권 일대에서 생활 중이다.

특히 거리 노숙인의 경우 수도권 집중도가 75.7%(1,02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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