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근로자성 인정 판결에…배달업계 "플랫폼 전체 일반화는 무리"

기사등록 2026/07/08 16:58:33

"근로자성 인정되는 개별 사안, 탄력적 해석"

업계 "중소 배달 대행사 개별 사례 인정된 것"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2025년 6월 19일 서울 시내 식당가에서 배달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2025.06.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플랫폼을 통한 배달라이더라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판단이 라이더의 근로자성을 보편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회사의 구체적인 지시, 통제 등이 이뤄진 이 사건 사례가 배달 플랫폼 통상의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는 취지다.

8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8-1부(고법판사 이지영·황성미·박성윤)는 지난 3일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A씨가 배달 플랫폼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및 임금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배달대행사는 관리자용 프로그램을 통해 라이더의 출퇴근·휴식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라이더가 조퇴하거나 휴가를 사용할 경우 팀장에게 사유를 보고하도록 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결근하는 라이더에게는 팀장이 전화·문자로 출근을 독려하거나 직접 면담했고, 관리자용 프로그램으로 묶음배달 개수 상한을 낮추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재를 가했다.

라이더가 배차 완료된 주문 건을 임의로 취소하는 경우 최대 1500원까지 누진 페널티를 부과하고, 배차 취소가 잦은 라이더는 스스로 배차를 취소할 수 없도록 설정하기도 했다.

회사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반바지나 슬리퍼 착용 금지 등을 안내하기도 했다. 문신 노출 자제도 요청하며 긴팔이나 팔 토시를 착용할 것을 안내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음도 공지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알고리즘이나 회사 관리직의 구체적인 지시, 통제, 제재에 의하여 회사의 방침대로 배차가 이루어지는 등 라이더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회사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수반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개별 사안에서 근로기준법 규정의 탄력적인 해석을 통해 근로관계를 실질에 맞게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라며 이 사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다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소 배달 대행사의 개별 사례가 인정된 것이며, 배달 플랫폼 전반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회사가 라이더가 사전에 정한 근무시간을 준수할 것을 어느 정도 강제했다고 판단했는데, 자유로운 근무가 이뤄지는 통상의 사례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시, 통제, 제재에 의해 회사 방침대로 배차가 이뤄진 점도 통상의 사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라이더 근무시간과 장소를 회사가 구체적으로 정하고, 단체대화방을 통해 배차 등 업무 지시, 복장 지침 전달, 페널티 등의 불이익까지 관리해 온 중소 배달 대행사의 개별 사례"라며 "이 정도 수준의 관리 감독 구조를 갖추지 않은 다른 배달대행사나 플랫폼까지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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