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러 최대 옴스크 정유공장까지 타격
연료난 확산에 국채금리 급등…"은행 위기 위험" 경고도
미국 마켓워치는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정유시설 타격의 충격이 러시아 연료난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며, 연료난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을 계속 끌고 갈 능력을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500㎞ 떨어진 시베리아 옴스크의 대형 정유공장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 정유공장은 러시아 전체 정유 처리 능력의 약 8%를 차지하는 핵심 시설로 꼽힌다.
마켓워치가 인용한 파이낸셜타임스(FT)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은 올해 들어 러시아 내 목표물, 특히 정유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를 최소 194차례 공격했다. 주요 공격 대상은 우랄산맥 서쪽의 유럽 러시아 지역에 집중됐다. 공격 빈도도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연료난은 이미 러시아 생활 현장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는 최근 12개월 동안 러시아의 연료 생산 능력이 4분의 1가량 줄었고, 러시아 연방주체의 3분의 2가량에서 연료 판매 제한 또는 부족 현상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공급이 바닥나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에서는 연료와 전력 부족으로 일부 주민들이 크림반도를 떠나야 하는 상황도 생겼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러시아 채권시장은 서방 제재로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가 사실상 막힌 상태다.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 국채 거래를 금지했고,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 등 주요 국제 예탁결제기관도 러시아 예탁결제기관인 국가예탁결제원과의 거래와 결제 통로를 끊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채권시장은 러시아 국내 기관과 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 이른바 ‘우호국’ 투자자가 주로 참여하고 있다.
은행권 불안도 커지고 있다. 유럽 정보기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6년 러시아 은행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러시아인 50만명이 파산했고, 일부 은행에서는 개인대출 가운데 제때 갚지 못하는 부실 비율이 최대 1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전쟁 장기화와 고금리, 가계 부실이 맞물리면서 러시아 금융시스템이 흔들릴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반체제 인사이자 한때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유코스를 이끌었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최근 기고문에서 러시아 연료난의 핵심은 단순한 정유 생산 감소가 아니라 물류와 정부의 의사결정 구조라고 지적했다. 연료 가격을 자유화하면 연료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공급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급격한 가격 상승은 크렘린궁에 정치적 부담이 된다.
휘발유 부족이 경유난으로 번지면 충격은 더 커진다. 경유는 농업과 물류에 필수적인 연료다. 정유 처리 능력이 추가로 크게 줄어들면 수확철을 앞둔 러시아 농업과 운송망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존 러프 뉴유라시아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마켓워치에 보낸 이메일에서 러시아 경제가 언제 본격적인 위기에 빠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정유제품을 얼마나 오래 수입할 수 있는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복구 속도보다 빠르게 정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러프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구조적 위기가 본격화하려면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정유시설 공격이 당장 전쟁의 향방을 바꿀 결정타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마켓워치는 이 공격이 푸틴 대통령을 협상장으로 나오도록 압박하는 러시아 내부 요인으로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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