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애슬레틱, 2011년 코파 아메리카 아르헨티나-콜롬비아전 재조명
카를로스 산체스 "메시가 뒤로 패스하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 생각"
더애슬레틱은 7일 현지시간 산체스 인터뷰를 통해 2011년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콜롬비아전 당시 콜롬비아가 메시를 어떻게 막았는지 전했다.
경기는 2011년 7월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서 열렸다. 개최국 아르헨티나는 앞선 경기에서 볼리비아와 1-1로 비긴 뒤 거센 야유를 받았고, 대표팀에서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메시에게 쏠리고 있었다.
메시는 이미 발롱도르를 두 차례 받은 세계 최고 선수였다. 반면 산체스는 콜롬비아 안에서도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우루과이와 프랑스 무대를 거친 수비형 미드필더였지만, 대표팀에서 뚜렷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아니었다.
콜롬비아 코칭스태프는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수비적인 중원 자원을 찾고 있었다. 직전 코스타리카전에는 뛰지 않았던 산체스에게 메시 전담 마크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산체스는 당시 코칭스태프였던 레오넬 알바레스가 식사 자리에서 “메시를 상대하면 어떨 것 같으냐”고 물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경기장 밖에서는 존중하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나는 내 축구를 하고 그는 그의 축구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산체스의 목표는 단순했다. 메시가 공을 앞으로 보내지 못하게 하고, 뒤로 내주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메시가 뒤로 패스하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수비 라인을 낮춘 채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버티고 역습을 노렸다. 산체스는 메시에게 무작정 붙어 다니기보다 공이 어디로 가는지와 메시가 어디에 있는지를 동시에 보며 움직였다.
메시가 공을 받으러 내려오면 산체스가 먼저 길목을 막았다. 메시가 산체스를 제칠 때는 수비수 루이스 아마란토 페레아가 뒤에서 막아섰다. 산체스 혼자만의 임무가 아니라 팀 단위 봉쇄였다.
산체스는 자신이 메시에게 반칙을 남발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에르난 다리오 고메스 콜롬비아 감독으로부터 “공격적이되 영리하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몸싸움은 하되 퇴장당할 만한 행동은 피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프타임에 고메스 감독은 산체스에게 메시와의 간격을 더 좁히라고 지시했다. 후반 들어 산체스는 사실상 메시를 따라다녔고, 아르헨티나가 세르히오 아궤로와 곤살로 이과인을 투입한 뒤에도 그의 임무는 바뀌지 않았다.
산체스는 “수비수는 본능적으로 공을 보게 되지만, 그 순간 메시를 놓치면 곧바로 기회를 내준다”고 말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고, 개최국 아르헨티나는 끝내 콜롬비아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경기 뒤 산체스는 메시를 따라 터널까지 가 유니폼을 요청했다. 그는 “메시가 주지 않을 줄 알았지만, 정말 흔쾌히 건네줬다”며 “지금도 내가 가진 가장 중요한 유니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경기 이후 산체스에게는 ‘안티 메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그 경기는 내 커리어의 전과 후를 갈랐다”며 “당시 메시가 발롱도르 수상자였고 멈출 수 없어 보였기 때문에, 그 별명이 사람들에게 각인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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