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세은 인턴 기자 = 결혼 전 앓았던 중증 정신질환을 숨기고 결혼한 후 폭력성을 드러낸 아내로 인해 고통받는 30대 직장인의 사연이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병력 은폐와 치료 거부가 명백한 이혼 사유에 해당하며, 위자료 청구와 양육권 확보도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에서는 결혼 전 아내가 앓았던 병이 가벼운 우울증이 아니라 수차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던 중증 정신질환임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공대 출신의 IT 기업 직장인인 A씨는 늦은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면서 지옥 같은 일상을 맞이했다. 아내는 사소한 일에도 집안 물건을 부수고 폭언을 일삼았으며, 전업주부임에도 아이를 방치했다. 견디지 못한 A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아내는 시댁 식구들에게 밤낮없이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붓고 괴이한 문자를 보냈다. 눈물로 병원 치료를 애원했으나 아내는 거부했고 장인·장모는 오히려 "사위가 스트레스를 줘서 병이 재발한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이후 A씨는 아내가 결혼 전 중증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신진희 변호사는 아내의 질환 은폐와 치료 거부 행위가 명백한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민법상 부부는 서로 동거·부양·협조 의무가 있어 단순히 배우자가 정신 질환을 겪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위무 위배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질환이 단순히 간호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가정 구성원 전체에게 끊임없는 희생을 요구하며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법적 근거를 들었다. 이어 "특히 사연자의 아내처럼 약 복용을 거부하는 등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점도 유리한 사정"이라고 덧붙였다.
결혼 전 병력을 숨긴 부분에 대한 위자료 청구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신 변호사는 "과거 질환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유책 사유가 되진 않지만 입원 치료를 반복했을 정도의 중한 질환을 감추거나 가벼운 증상인 것처럼 속였다면 부부간의 신뢰를 상실케 한 것이므로 유책 사유로 작용해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우자의 정신질환을 소송에서 입원 증명하는 과정에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소송 중 병원 의무 기록을 사실조회 하더라도 병원 측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따라서 아내가 이상 행동이나 폭언을 부릴 때의 대화 녹음 파일, 시댁 식구들에게 보낸 욕설 문자 메시지, 부서진 집안 가구 사진 등을 소송 전에 미리 수집해야 정상적인 혼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정황을 입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어린 딸의 양육권과 면접교섭권 제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변호사는 "법원은 항상 아이의 복리를 가장 우선시하므로, 남편이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했다는 사진이나 메시지 등의 증거를 제출하며 자신이 양육에 유리함을 어필하면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안정한 아내에게 아이를 보내는 면접교섭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히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면접교섭 자체가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렵다"며 "우선 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면접교섭센터'를 이용해 면접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가 겪는 어려움이 드러난다면 이를 토대로 면접교섭 제한이나 일정 조율을 재판부에 강력히 주장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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