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충격 퍼포먼스 '인간이 된 종'…베를린·브루클린 순회

기사등록 2026/06/29 09:19:31 최종수정 2026/06/29 09:46:48

오스트리아관 화제작 '시월드' 세계 투어

환경재난 경고 담은 신체 퍼포먼스

오스트리아관 'SEAWORLD VENICE('2026) © Nicole Marianna Wytyczak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가장 강렬한 퍼포먼스로 꼽힌 오스트리아관 '시월드 베니스(Seaworld Venice)'가 세계 순회에 나선다.

24일(현지시간) 아트뉴스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작가 플로렌티나 홀칭거가 베니스비엔날레 오스트리아관을 위해 제작한 '시월드 베니스'는 2027년 봄 독일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Gropius Bau)를 시작으로 같은 해 가을 오스트리아 빈 쿤스트할레를 거쳐 2028년 3월 미국 브루클린 아망트(Amant)에서 순회 전시를 이어간다.

이번 순회는 베니스 전시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각 도시의 공간적 특성에 맞게 작품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월드 베니스'는 베니스 프리뷰 기간 가장 긴 대기 줄이 이어진 전시 가운데 하나였다. 거대한 청동 종 안에 작가가 거꾸로 매달려 인간 종추(clapper)가 되어 몸을 흔들며 종을 울리는 장면은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겼다.

인간의 몸을 종추로 바꾼 퍼포먼스는 해수면 상승과 기후위기를 향한 '경종'을 상징한다. 작품은 침수 위기에 놓인 베니스를 무대로 기후 재난과 인간의 욕망을 급진적인 신체 퍼포먼스로 풀어냈다.

'SEAWORLD VENICE' 중 ‘I live in your piss’의 전시 전경.  © Nicole Marianna Wytyczak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장 안에서는 나체의 퍼포머들이 물탱크 안을 부유하고, 침수된 공간을 제트스키가 가로지르는 장면이 이어졌다. 관람객이 간이 화장실에서 본 소변을 정화해 수조로 순환시키는 장치까지 더해지며 인간과 환경, 소비와 생태의 관계를 극단적인 방식으로 드러냈다.

현장에서 이 작품을 보기 위해 오스트리아관 앞에는 수십 미터의 대기 줄이 이어졌고, 매시 정각 종이 울리는 순간 수백 명의 관람객은 숨을 죽인 채 퍼포먼스를 지켜봤다. 기괴함과 숭고함이 교차하는 긴장감은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를 대표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시월드 베니스'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워터월드'(1995)에서 영감을 얻었다. 해수면 상승으로 지구가 물에 잠긴 미래를 그린 영화처럼, 베니스를 기후위기의 최전선으로 제시하며 환경 재난을 향한 예술의 경고를 구현했다.

홀칭거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술은 때로 급진적이어야 하며,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맞서는 힘이자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는 99개 국가관과 31개 공식 병행전시가 베네치아 전역에서 열리고 있으며, 오는 11월 22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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