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B 540억 달러…전년 대비 43% 증가
AI기업, 성장률 높아 전환사채 시장에 적합
단, AI 투자 심리 약화하면 시장 급격히 위축될 수도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인공지능(AI)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환사채(CB) 발행이 급증한 가운데, 올해 미국 상장 기업들의 CB 발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미국 상장 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 규모는 약 540억 달러(81조6300여억원)에 달한다. 금융데이터업체 딜로직 집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수치이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칼라모스인베스트먼트 수석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 위소키는 "전환사채는 성장 기업을 위한 자본"이라며 "AI보다 더 좋은 성장 기회는 없다"고 말했다.
전환사채는 이자율이 매우 낮은 대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투자자가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기업들은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향후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을 수 있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클라우드컴퓨팅 기업 아카마이테크놀로지는 무이자 수준의 전환 사채도 선보였다.
아카마이는 총 35억 달러 규모의 무이표(무이자) 선순위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만기가 2030년인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은 지난달 19일 종가보다 약 42.5% 높게 설정됐다.
전환사채 수요가 몰리면서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채 대신 위험도가 높은 회사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가산금리, 이른바 신용 스프레드도 약 10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 전환사채 전략 책임자 마이클 영워스는 "높은 주가, 낮은 신용 스프레드, 안정적인 주가 변동성 등 전환사채 발행자(기업)에게 유리한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AI 투자 심리가 약화하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발행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WSJ은 "2024년 전환사채 시장은 스트래티지 등 암호화폐 관련 기업이 주도했지만, 이후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서 발행 규모가 급락한 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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