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에 가격 마비된 ETF…이달 괴리율 초과 최다 기록할 듯

기사등록 2026/06/17 11:07:04 최종수정 2026/06/17 12:02:25

이달만 괴리율 공시 627건…월간 최다인 3월도 넘어설 듯

단일종록레버리지로 사태 심화…투자자 주의 당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20% 내린 8,622.13에 거래를 시작한 1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2% 오른 1,019.88에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원 오른 1,512.4원에 개장했다. 2026.06.1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의 실제 가치와 시장 거래 가격 간의 차이를 뜻하는 괴리율 초과 공시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대거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이 수급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면서 ETF 시장의 가격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발생한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총 3244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12거래일 만에 발생한 초과 공시 건수는 총 627건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월간 최다 건수를 기록했던 지난 3월(688건)의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시장의 이목이 쏠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ETF의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는 총 44건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주도주의 주가 등락 폭이 심화하자,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시장의 실시간 매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불일치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 결과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NAV 간 발생하는 격차를 뜻한다. 괴리율이 벌어지면 투자자들은 자산의 본래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반대로 제값보다 낮은 가격에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 금전적 손실 위험을 떠안게 된다.

실제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지난 8일 극단적인 시장 왜곡을 겪었다.

당일 SK하이닉스 본주 가격이 7.68%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중 매수세가 쏠리면서 해당 ETF의 가격은 49.70% 폭등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괴리율은 무려 85.86%까지 치솟았다. 이날 최고점에 해당 ETF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본주가 반등하더라도 장기적인 평가 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일차적인 원인으로 국내 증시가 마주한 과격한 변동성을 꼽는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2차례 발동됐고, 프로그램 매매 효력을 정지하는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7차례나 잇따랐다.

지수가 수시로 발동 기준을 오가다 보니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들이 정상적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촘촘한 호가를 공급하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동결됐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상품 구조가 사태를 심화시켰다고 진단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존 ETF와 달리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본주 고유의 리스크는 노출되는 반면 손익은 2배로 계산되기 때문에 투기적 수급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초자산의 변동폭이 상당한 상황이거나 주문이 한쪽으로 몰릴 경우 ETF가 기초자산의 가격 통제권 밖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더욱 빈번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역시 지난달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유동성 및 괴리율 관리 체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업계 차원의 정교한 LP 운영 관리를 당분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ETF의 시장가격과 NAV의 산출 방식이 달라 괴리율 발생 자체를 차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증시 급변 및 기초자산 변동성이 클 경우 일시적인 주문 폭주나 운용상의 미스매치로 인해 괴리율이 벌어지기 쉽고 상품 가격 변동폭도 커질 수 있다"며 "높아지는 레버리지 수요와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LP 운영 체계를 보완하고 투자자 위험 안내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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