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결과 누가 보완할지가 핵심…대안 없는 폐지는 신중해야"
"보완수사권 폐지 땐 항고 제도 실효성 약화 우려"
"피해자·피의자 모두 다시 판단받을 통로 필요"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사건의 핵심은 수사 보완입니다. 1차 수사 결과를 보완해야 하는 권한과 책임이 어디에 어떻게 부여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사법 체계를 작동하게 할 것인지가 문제의 본질입니다."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조아라 대구고검장 직무대리(차장검사)은 17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완수사권 논의를 "권한 배분"이 아니라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과 사법통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조 차장검사는 "얼마 전 법무부 장관께서 말씀하셨듯이 피해 국민, 범죄 피해자 보호에 가장 방점이 두어져야 한다"며 "대안이 있게 바뀌어야지 개혁도 대안도 없이 무조건 없앤다고 하면 보완은 누가 할 것이냐. 요구만으로 될 것이냐"고 말했다.
보완수사권 남용 우려에 대해서도 "보완수사권을 주면 권한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이것은 권한의 문제가 아니고 지금 수사권 조정에 실패한 이유가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둬야 될 것인지의 방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보완수사권을 존치시키냐 하는 문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을 누구한테 지울 것이냐의 문제로 바라봐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고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항고 사건 중 재기수사명령률은 약 7.2%, 재기수사명령 사건 기소율은 55.7%다. 올해 5월까지 대구고검에 접수된 항고 사건은 534건이며 이 중 재기수사명령 사건은 55건으로 재기수사명령률은 10.6%였다. 재기수사명령 후 종국 처리된 사건 39건 중 23건은 기소돼 기소율은 약 59%로 집계됐다.
현행 항고 제도상 고검이 항고가 이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지방검찰청이나 지청의 검사로 하여금 불기소 처분을 경정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조아라 대구고검 차장검사와의 일문일답.
-보완수사권을 국민 입장에서 쉽게 설명한다면.
"사건의 핵심은 수사 보완입니다. 수사 보완이 필요한 사건들이 있을 것이고, 1차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보완해야 하는 권한과 책임이 어디에 어떻게 부여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사법 체계를 작동하게 할 것인지가 문제의 본질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어떻게 100% 완벽할 수 있겠습니까. 수사는 초반에 왜곡될 수도 있고 충분히 확인되지 못한 부분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보완수사는 그런 부분을 다시 살펴보기 위해 필요한 절차입니다."
-현시점에서 보완수사권 논의는 어떤 기준으로 바라봐야 합니까.
"피해자 보호에 가장 방점이 두어져야 합니다. 사법 체계는 피해자 보호에 가장 적합한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됐을 때 대안이 있는가, 거기에 핵심적인 가치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안이 있게 바뀌어야지 개혁도 대안도 없이 무조건 없앤다고 하면 보완은 누가 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습니다. 요구만으로 될 것이냐도 따져봐야 합니다."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항고 제도에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지금은 지검이나 지청의 수사가 미진한 경우 '재기수사를 명한다'는 주문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가 다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고검이 직접 사건을 다시 살펴 처분까지 하는 직접경정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재기수사를 명할 수 없고 결국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하라는 주문만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이미 한 차례 결론을 낸 수사기관이 자신들의 결론과 다른 보완수사요구에 얼마나 충실히 응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결국 사건은 장기화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불안정한 지위에 놓일 수 있습니다."
-대구고검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항고 사건 중 재기수사명령률은 7.2%, 재기수사명령 사건 기소율은 55.7%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가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대구고검에는 한 해 적게는 1500건대, 많게는 2000건 안팎의 항고 사건이 접수됩니다. 최근 3년 평균 재기수사명령률은 7.2%였고 올해 5월 통계를 보면 10%를 넘었습니다. 재기수사명령 사건 중 절반 이상이 기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항고 제도는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자신의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보호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완수사권과 직접수사권은 어떻게 구분됩니까.
"사실 검찰의 수사권을 보완수사권과 직접수사권으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검사의 보완수사 역시 직접 수사를 하는 점에서 직접수사권과 구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 논의되는 보완수사권의 의미를 좁게 해석한다면, 1차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그 사건의 범죄사실로 해당 피의자를 기소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보충적으로 행하는 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완수사권 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보완수사권을 주면 권한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이것은 권한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수사권 조정에 실패한 이유가 책임의 문제를 어디에,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둬야 될 것인지의 방향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검찰 보완수사권을 존치시키냐 하는 문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을 누구한테 지울 것이냐의 문제로 바라봐야 되는 것입니다.”
-보완조사권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수사와 조사의 차이는 강제성에 있습니다. 수사는 강제성을 띠고 그 결과가 형사재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때문에 엄격한 절차 아래 이뤄집니다. 그런 안전장치가 없는 조사라는 이름으로 강제성 있는 행위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강제성이 없다면 실체 규명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피해자 보호와 피의자 인권 보장은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합니까.
"범죄 피해자가 된 경우든, 고소장이 갑자기 접수돼 범죄 피의자가 된 경우든 1차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한 말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다시 한번 어필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사법통제입니다. 모든 국가 권력은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합니다. 피해자에게도, 피의자에게도 수사 단계에서 자신의 진술을 보완하고 다툴 기회가 필요합니다."
-대구·경북 지역 사건 중 고검 단계의 항고나 재기수사명령, 직접경정이 중요하게 작용한 사례가 있다면.
"고검도 항고 제도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고 실제 의미 있는 사례들도 많습니다. 불기소 처분된 단순 사기 사건을 고검에서 직접 수사해 전문 출입국 브로커 조직을 적발한 사례가 있습니다.
대구고검은 주거지 압수수색, 계좌추적,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청 및 해외 주재 한국대사관 등에 적극적인 사실조회를 실시하는 등 보완수사를 한 결과, 3명의 전문적인 출입국 브로커가 외국인들로부터 돈을 받고 초청 서류 65장을 위조해 58명을 불법 입국시키려 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후 사기, 변호사법 위반, 출입국관리법 위반,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3명을 모두 기소했고 이 중 2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회사 대표의 여직원에 대한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을 믿어주지 않아 불기소 처분된 사안에 대해 직접경정을 통해 기소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경우 기소되기 어렵고 가해자가 직장 상사여서 적극적인 진술이 힘든 상황에서 고검의 직접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한 사건이었습니다.
지청에 수사미진을 이유로 재기수사명령을 내린 1억원대 사기 사건이 재수사를 거쳐 8억원대 사기 범행으로 확대 규명돼 피의자가 구속된 사례도 있습니다. 항고 제도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그대로 묻혔을 것입니다."
-결국 보완수사권 논의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어떤 기관한테 어떤 권한을 줄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형사사법에서 생기는 많은 문제점들, 생길 수 있는 그런 것을 어떻게 꼼꼼하게 안전장치를 두고 설계할 것이냐가 핵심입니다. 범죄자는 빠져나가지 않게, 억울한 사람은 억울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 목표를 어떤 방식으로 이룰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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