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수 회장 "'제지산업, 양이 아닌 '질'로 접근해야"

기사등록 2026/06/16 12:07:56

종이의 날 맞이 기자 간담회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6.1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깨끗한나라 회장)은 16일 "'이제 '많이 파는 시대'라기 보다는 '어떻게 잘 팔 것이냐'를 고민하는 시대"라며 "고객 요구에 맞춰 부가가치 있는 종이를 제 규격에 낭비 없이 만드는 것에 관한 연구를 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인구학적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규모의 경제'는 힘들다. 스케일 싸움으로 계속 갈 것인지 아니면 부가가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나갈 것인지 방향성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제10회 '종이의 날(6월 16일)'을 맞아 국내 제지산업의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안하고자 마련됐다. 종이의 날은 우리나라 최초로 기계식 종이를 생산한 1902년 6월 16일을 기념해 한국제지연합회 등이 제정한 날이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제지산업의 연간 생산액은 약 27조원, 고용인력은 약 6만명 규모로, 전체 생산량 중 수출 비중은 24%에 달한다. 우리나라 연간 종이제품 생산량(1100만톤)은 세계 8위, 1인당 종이 소비량(184㎏)은 세계 6위 수준이다.

최 회장은 "제지산업은 단순히 종이를 만드는 산업이 아니라 국민 생활의 기본을 지키고 포장과 물류 흐름을 뒷받침하며, 국내 자원순환 체계를 움직이는 국가 기간 제조업"이라고 했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해 휴전을 앞둔 중동전쟁을 두고는 플라스틱의 대체재로서 종이가 부상하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공급망이 코로나19 시기와 비슷하게 패닉 상태가 왔었다"며 "종이가 플라스틱 대체재로 부각되는 기회이기도 했는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 또 다른 어떤 이슈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산림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제지 생산 세계 8위라는 성적을 유지하려면 ▲산업의 융복합적 역할 강화 ▲자원순환 중심의 친환경 경쟁력 확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원가 경쟁력 완성 등의 3가지 과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인 89%의 재활용률에 기반한 검증된 자원 순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국내 제지 기업들은 액화천연가스(LNG)나 석탄 의존도가 낮고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존 역량을 활용해 제지 산업을 친환경 그린테크 산업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시로 현재 펄프 생산 시설을 활용해 바이오매스 보일러를 돌리고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일본 제지업계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고 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한 경우도 근거로 댔다.

3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세부전략으로는 ▲생산 공정의 지능화 ▲품질의 초격차 차별화 ▲수출 시장 고도화 및 다변화 ▲가치사슬 전반의 동반 성장을 주문했다.

지난해 2월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임기 중 특히 회원사 간 상생에 힘썼다고 말했다. 그는 "제지업계도 젊어지고 변화하고 있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깨끗한나라의 경쟁사인 미래생활과 체결한 업무 협약, 공동 인공지능 전환(AX) 과제 수행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제지산업 발전을 위해서 정부의 일관성 있고 신중한 정책과 연구개발(R&D) 및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에서 종이 빨대를 사용하자고 해서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했었는데 이후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에 더 좋다는 리포트가 나오면서 정책이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래서 손해를 본 기업들도 생겼다"며 "정책이나 규제, 인센티브가 만들어질 때 충분한 검토를 토대로 유지되고 지속돼야 기업들도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용 폐지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장기적인 로드맵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밖에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지 6개사에 가한 가격 담합 행위 제재를 두고 "(담합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예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자원 순환과 친환경 소재 전환을 중심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업계 공동 대응과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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