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출 기록에 가족과 본인 다른 연락처 있는데
연락 않고 공시송달 후 선고…대법 "법령 위배"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A(60)씨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사기 혐의 상고심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이런 취지로 깨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두 건의 1심에서 각각 벌금 200만원과 400만원, 사기 혐의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모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 공소장에 적힌 A씨의 전남 무안군 소재 주소지로 소환장을 수차례 발송했으나 닿지 않자 소재 파악을 요청했다. 경찰은 A씨가 서울 영등포구에 살고 있지만 부재중이라고 회신했다.
그러자 항소심은 소송 서류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전달된 것으로 처리하고, 지난해 2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면서 사기 혐의는 항소를 기각해 1심의 벌금 300만원을 유지했다.
형사 재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 없이는 심리를 할 수 없다. 다만 범죄 혐의가 경미한 경우 등에 한해 소송 지연을 막기 위해 궐석재판을 할 수 있다.
공시송달은 소재 파악이 안 될 때 소환장 등의 서류를 법원에 보관하고 게시판 등을 통해 알리는 방법으로 당사자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공시송달을 결정하기 전 이미 제출받은 기록에 다른 A씨 측의 연락처가 있었음에도 연락을 시도해 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심에도 제출된 경찰의 조서에는 A씨 형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고, 정식재판 청구서에는 A씨의 다른 연락처가 기재돼 있었던 것이다.
A씨는 항소심 선고 약 7개월여 후 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됐던 지난해 9월 법원에 상소권회복을 청구했고, 받아들여지면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원심(항소심)은 공시송달 결정 전에 기록상 나타나는 A씨 및 가족의 연락처로 전화해 소재를 파악하거나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해 공시송달 후 진술 없이 판결한 것은 출석의 기회를 주지 않아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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