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2심서도 "4·3, 김일성 지시로 촉발" 주장

기사등록 2026/06/15 17:16:18

4·3단체 제기 손배 항소심 최종변론…재판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제주4·3 유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 기일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2026.06.15.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오영재 기자 = 제주4·3사건 폄훼·왜곡 발언으로 1심에서 10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심에서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제주지법 민사 5-2부(부장판사 김경태)는 15일 4·3희생자유족회 등이 태 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최종변론 재판을 열었다.

이날 태 전 의원은 이날 "제주4·3은 남로당 중앙당이 명백히 5·10 단독선거에 반대하고 인민공화국을 세우기 위해 김일성과 박헌영이 스탈린 지령을 받고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산 무장 폭도에 의한 폭동과 남로당 결정, 김일성이 개입됐다는 말이 억울하게 희생된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시킨 것인지, 빨갱이 인식을 씌운 것인지 원고 측 주장이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주4·3사건을 일으킨 남로당 폭도들과 억울하게 희생자를 분리해서 이 사건을 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날 태 의원 측에게 '김일성이 지시 내리는 것 직접 들으셨냐' '김일성 말을 다 믿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피고(태 의원)는 국회의원을 지냈고 북한에서 귀순했다"며 "피고가 하는 말이 일반인들에게 영향력과 파급력을 줄 수 있다"며 "제주4·3사건 자체도 그렇고 이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데 피고가 김일성, 스탈린 이런 사람들에 의해 벌어졌다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 잘 막았네'라고 인식할 수 있다. 희생자들이 희생된 명분을 주는 것인데 아무 관계도 없는 희생자들이 그럼 뭐가 되나"고 반문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제주4·3 유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6.15. woo1223@newsis.com
그러면서 "특히 유족들이 피고 측 의도와는 다르게 상처 입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유족에게 사과하는 방법도 있다"며 "대한민국 공식 입장은 피고 측 주장이 아니다. 조작이고 선동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사건 항소심 선고는 오는 9월7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열린 1심 재판부는 태 전 의원의 발언이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 측에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앞서 태 전 의원은 2023년 2월13일 보도자료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4·3사건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했다. 또 같은 달 14일과 15일에도 SNS에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며 주장했다.

이에 반발한 4·3단체가 같은 해 6월 희생자와 유족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3000만100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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