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명지대 교수
지난 13일 MBC 라디오 '박정호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한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우리나라 실적 개선의 가장 직접적인 발주처는 엔비디아"라면서 엔비디아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엔비디아와 한국의 협력 과정에서 비교적 수평적인 관계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정상으로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이미 칩 생산에 최대한의 인력을 투입한 대만 외 다른 국가의 협력이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엔비디아는 로봇 산업 진출을 위해 한국과 협력하기로 결심했고, 이 과정에서 방한이 이루어졌다.
로봇에 데이터를 투입해서 업무를 수행할 경우 회사 기밀이 유출될 수 있으므로 보안과 신뢰 문제가 중요하다. 무분별한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조직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소버린 AI'의 구현이 필요한데, 박 교수는 "한국은 소버린 AI를 구현하기 좋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 친화적 행보를 보인 기업 네이버를 언급하면서 "네이버의 클라우드, 로봇 친화적 형태를 활용하는 대신 엔비디아 측은 플랫폼과 운영 체계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엔비디아는 플랫폼 회사가 되려는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네이버와 같은 환경을 다른 회사에 구현해보겠다는 방식의 영업을 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으로 비유하면 엔비디아는 운영체계와 칩셋을 맡고, 하드웨어는 네이버·현대·두산 등이 맡는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그간 중요한 앵커링 역할 위주로 수행하면서 나머지는 다른 회사에 맡기는 방식을 유지했다. 박 교수는 "모든 CEO는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한다"면서 "한국에서도 대만과 같은 생태계를 만들고자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교수는 정기선 현대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황 CEO와의 공개 회동에 불참한 상황을 두고 "두 회사는 별도 생태계 구축을 위한 야망이 크기 때문에 황 CEO와 손을 잡는 모습이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황 CEO가 대만에 적극적으로 구애한 이유는 대만 기업이 중국 쪽과도 접촉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도 그런 대우를 받으려면 현대, 삼성이 별도의 생태계를 만들거나 엔비디아 외 다른 파트너와도 접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한국 내 여러 산업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에는 한국 기업들이 인력도 없고 자금도 없다는 측면에서 주도적인 산업을 많이 포기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직접 로봇, AI 에이전트 산업에 뛰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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