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동성 간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인정…관계 파탄 책임져야"

기사등록 2026/06/10 16:04:50 최종수정 2026/06/10 16:24:25

동성 부부, 불륜 상대가 위자료 1000만원 지급

법원 "동성 사실혼 유사공동체 법적 보호돼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법원이 동성 간에 연인관계를 넘어 상호 혼인의사를 가진 '사실혼과 유사한 수준의 생활공동체'에 대한 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2026.06.10. kkssmm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법원이 동성 간에 연인관계를 넘어 상호 혼인의사를 가진 '사실혼과 유사한 수준의 생활공동체'에 대한 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2부(부장판사 김소영·장창국·문종철)는 지난 5일 여성 동성 부부 원고 A씨가 배우자 B씨와 불륜 관계인 피고 C씨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을 뒤집고 C씨는 A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 및 지연 이자에 대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를 형성했다고 봤다. 현행 법제 사회관념상으로는 사실혼을 형성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결합해 사실혼과 유사한 수준의 생활공동체를 형성했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동성 간에 형성된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역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으로서 보호돼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동성의 두 사람 사이에서 주관적으로 혼인 의사의 합치가 이뤄지고 이성 간의 사실혼 관계와 실질적 차이가 없는 경우에도, 관계의 파탄을 초래한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동성 커플의 행복 추구권 내지 평등권을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와 B씨는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2023년 6월께부터 단순한 연인관계를 넘어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를 형성했다. 그보다 앞서 2019년부터 두 사람은 동거를 하며 부모 등 가족들에게 관계를 인정받았다. 각각의 급여로 공동생활비와 부모님 용돈, 대출 이자를 갚는 등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6월 B씨는 제3자인 C씨와 교제했고, 교제 3개월만에 B씨가 A씨에게 이별을 통보하며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관계가 종료됐다.

재판부는 "C씨가 B씨와 교제할 당시 적어도 'A씨와 혼인한 유부녀'라는 인식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C씨는 자신이 B씨와 교제함으로써 A씨와 B씨 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 있다는 점 자체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C씨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 위법하다고 판단한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동성 간 법률혼 내지 사실혼관계의 성립을 인정하는 문제와 동성 간의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를 인정하고 그러한 관계를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으로 평가하는 문제는 서로 다른 국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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