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사이버보안 명령, 백악관 내부서 제동
재무부 역할 놓고 기술업계도 의문 제기
“동맹국도 함께 검사할 수 있나” 안전시험 방식 쟁점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예정됐던 AI·사이버보안 행정명령 서명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백악관은 주요 기술기업과 AI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장면을 연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명식은 행사 몇 시간 전 무산됐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와 일부 기술기업 인사들이 행정명령에 부정적 의견을 냈고, 애초부터 AI 규제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도 서명을 미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그중 일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앞서고 있고 모두를 앞서고 있다”며 “그 우위를 방해하는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행정명령 연기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AI 담당 고문 데이비드 색스, 일부 기술업계 인사들의 사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액시오스에 “트럼프가 규제를 정말 싫어한다는 것이 연기의 주된 이유였다”며 색스도 행정명령에 강하게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액시오스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와 일론 머스크 xAI 최고경영자, 색스가 서명식 전날 밤부터 당일 오전 사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해당 행정명령에 대해 “전부 불필요했다”며 “AI 위험을 과장하는 사람들이 원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메타와 xAI는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초안의 세부 설계를 둘러싼 불만도 있었다. 기술업계에서는 행정명령 초안에서 재무부가 사이버보안 취약점 조율에 큰 역할을 맡은 점에 의문이 제기됐다. 통상 주요 보안 취약점의 검토와 시험, 기술 생태계 통보는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과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주도해왔다. 한 기술업계 소식통은 “재무부가 왜 관여하는지, 이 분야에서 어떤 실질적 전문성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AI 모델 안전성 시험 자체에 대해서는 기술기업들도 대체로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상무부 산하 AI 표준·혁신센터를 통해 자발적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새 AI 모델을 출시 전 미국 정부에 먼저 제출해야 한다면, 그 기간에 영국 등 동맹국도 같은 모델을 함께 검사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남았다. 액시오스는 백악관 국가사이버국장실이 이번 행정명령과 별도로 추가 AI 보안 구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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