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AI가 내 자리 뺏나"…메타, 8000명 자르고 직원 데이터까지 훈련

기사등록 2026/05/21 17:16:23

전체 인력 10% 감원…7000명은 새 AI 조직 재배치

직원 1000명 이상, 사내 데이터 AI 훈련 반대 청원

[서울=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사진출처: AP)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인공지능(AI) 전환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에 들어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만든 AI에 우리가 대체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9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메타가 AI 중심 기업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직원 8000명을 해고하고, 7000명을 새 AI 관련 조직으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 직원들은 지난달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8000명이 5월20일 해고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번 주에는 별도로 직원 7000명이 새 AI 프로젝트로 재배치된다는 사실도 전달받았다.

해고 통보는 싱가포르에서 시작됐다. 현지시간 오전 4시께 해고 대상자들에게 이메일이 발송됐고, 이후 영국과 미국 등 각국 직원들도 각 지역 시간대의 이른 아침에 통보를 받았다. 직원들은 원격으로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사내 인명록을 확인했고, 내부 게시판에는 해고된 동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의 샐러드 이모지가 잇따라 올라왔다.

해고를 앞둔 메타 사무실은 대부분 비어 있었다. 회사 인사 책임자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사무실 벽에는 직원 데이터를 AI 훈련에 활용하는 새 프로그램을 중단하라는 청원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일부 직원들은 해고될 경우를 대비해 간식이나 노트북 충전기를 미리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번 사태가 AI 시대 빅테크 감원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기술기업들은 AI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인력을 줄이고 있다. 시스코는 최근 AI 전환을 이유로 4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록, 코인베이스도 AI 관련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을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AI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는 고도화된 AI가 개인 비서처럼 작동하는 ‘초지능’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메타는 올해 AI 등에 1250억~145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2025년 지출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메타가 지난달 사상 최대 매출을 발표할 정도로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왜 대규모 감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불만도 커졌다. NYT가 접촉한 전·현직 직원들은 AI 전환이 직원 7만8000명 규모의 조직 안에 분노와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반발은 사내 데이터 활용 문제로 번지고 있다. 메타 직원 1000명 이상은 직원 데이터 추적 프로그램을 중단하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사내 글에서 AI를 “화물열차”에 비유하면서도 미래가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니라며, 속도를 늦추고 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는 해고 당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AI 전략을 계속 밀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AI를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표현하며 “앞서가는 기업들이 다음 세대를 정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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