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48시간 동안 드론 1500대·미사일 56발 공습
우크라, AI 방공망·저가 요격 드론으로 대응
영국 BBC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방공 기술과 민간 부문을 결합해 러시아 드론·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키이우에서는 최근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두 자매의 장례식이 열렸다. 12세 류바바와 17세 비라는 이달 초 러시아 미사일이 주거용 건물을 무너뜨리면서 숨진 민간인 24명 중 일부였다. 이들의 아버지도 이미 최전선에서 전사해, 어머니만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로 남았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감행한 최대 규모의 지속적 공습 중 하나였다. 러시아는 48시간 동안 우크라이나를 향해 드론 1500대와 미사일 56발을 발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장거리 드론의 94%, 미사일의 73%를 요격했다. 지난해 5월14일 러시아 드론 요격률이 55%였던 것과 비교하면 방공 능력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유리 미로넨코 중령은 “우리는 불행하게도 이제 세계 최고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중심에는 ‘스카이 맵’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이 시스템은 레이더, 수천 개의 센서, 영상 정보, AI를 활용해 러시아가 발사한 활공폭탄, 미사일, 드론을 추적하고 방공 부대에 정보를 제공한다. 초기에는 전신주에 휴대전화를 설치해 접근하는 드론 소리를 감지했지만, 현재는 훨씬 정교한 센서망으로 발전했다.
러시아 드론을 막는 데 가장 주목받는 무기는 저가 요격 드론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이런 종류의 드론을 하루 1000대 이상 생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지난 3월 러시아 드론 3만대 이상이 격추됐다.BBC가 헤르손 인근에서 확인한 우크라이나 해병대 무인체계연대의 P1-SUN 요격 드론은 정지 상태에서 발사돼 시속 300㎞ 이상으로 비행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30㎞를 넘는다. 이 드론은 3D 프린터로 제작되며 가격은 약 1000달러다.
이는 러시아가 쓰는 5만달러짜리 샤헤드 자폭 드론보다 훨씬 저렴하다.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 지휘관 웰코스는 이 요격 드론을 “매우 중요한 무기”라며 “우리가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전선을 지키며,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쟁은 이제 양측의 기술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과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공격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도 더 빠른 제트 추진 드론을 개발하고, 우크라이나 방공망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미끼 드론을 띄우고 있다.
BBC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에는 여전히 큰 구멍이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막는 데 효과적인 무기는 아직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이 사실상 유일하지만, 미국의 이란 전쟁으로 패트리엇 미사일은 더 부족해진 상황이다. 전선 가까이에서는 조종자가 원격으로 목표물까지 유도하는 소형 드론이 여전히 사상자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압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가 값싼 요격 드론과 AI 방공망으로 하늘 방어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러시아가 수백 대의 드론과 수십 발의 미사일을 한꺼번에 쏘아 올리는 한 일부 공격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뚫고 들어올 수밖에 없다. BBC는 이 때문에 류바바와 비라 자매처럼 민간인이 희생되는 비극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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