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놓친 '분자 뭉침'…UNIST·성균관대, 고효율 유기태양전지 개발

기사등록 2026/05/21 09:33:11

친환경 공정으로 효율 19.67%…AI 예측 뛰어넘어

[울산=뉴시스] 사진 왼쪽부터 양창덕 교수, 정석환 연구원, 원동후 연구원 (사진=UNIST 제공) 2026.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인공지능(AI) 기반 예측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고효율 유기태양전지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AI가 포착하지 못한 분자 간 뭉침 현상이 성능 향상의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팀이 성균관대학교 고두현 교수팀과 함께 친환경 공정에서도 19.67%의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한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유기태양전지는 원료를 용매에 녹여 기판에 코팅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제작 비용이 비교적 낮고 공정이 간단한 데다 가볍고 유연성이 뛰어나 건물 외벽, 창문,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유기태양전지 원료 분자의 곁가지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YBOV' 분자를 개발해 고효율 구현에 성공했다. YBOV는 용액 상태에서 분자끼리 자연스럽게 응집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러한 응집 현상이 박막 형성 과정에서 결정 성장의 씨앗 역할을 하며 광활성층의 분자 배열을 더욱 정교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광활성층 배열이 균일할수록 태양전지의 전하 이동 효율이 높아져 전체 성능도 향상된다.

실제로 연구팀은 독성이 있는 염소계 용매 대신 친환경 용매인 오쏘자일렌을 사용해도 최대 19.67%의 높은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YBOV는 다양한 광활성층 조합에서도 성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전자주개 물질을 바꾸거나 다른 전자받개 물질과 함께 첨가제 형태로 소량 사용한 경우에도 기존 대비 효율 향상이 확인됐다.
[울산=뉴시스] AI 예측을 벗어난 YBOV의 분자 뭉침과 씨앗 효과를 나타낸 연구 그림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AI 예측 모델의 한계도 드러났다. 연구진이 750개의 유기태양전지 데이터를 학습시켜 만든 AI 모델은 YBOV 기반 전지의 개방전압을 실제보다 낮게 예측했다. 연구팀은 기존 AI 모델이 개별 분자 구조만을 기반으로 성능을 분석하기 때문에, 용액 내 분자들이 집단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나타나는 복합 물리 현상까지는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단순한 분자 구조 설계를 넘어 용액 상태에서의 집합 거동까지 고려한 새로운 유기태양전지 설계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친환경 공정과 고효율 구현을 동시에 달성한 만큼 차세대 유기태양전지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정석환, 원동후, 쑨 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달 2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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