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처, 'NABO 경제동향&이슈'에 보고서 게재
"반도체 경기호황과 이외 업종의 정체 속에서
'K자형' 양극화 경기 회복 양상 보이고 있어"
특히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가 강화되면서 경제성장률과 수출, 증시 등 거시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고용·소비 등 체감경기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정처는 20일 'NABO 경제동향&이슈'(2026년 5월호)에 게재한 '최근 반도체와 반도체 이외 제조업의 경기양극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5.9%로 지난해 평균(24.2%)보다 11.7%포인트(p) 확대됐다. AI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그러나 반도체 외 제조업 비중은 같은 기간 64.1%로 축소됐다. 고환율과 금리 부담,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부문과는 상반된 흐름을 보인 것이다.
특히 석유화학과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 여파로 가동률이 낮아지고 구조조정 압박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제조업 내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의 생산능력 추이를 보면 반도체 제조업 생산능력 지수(2020=100)는 2015년 54.3에서 2023년 143.5, 지난해 180.8까지 10년 새 3배 이상 급등한 반면, 비반도체 부문은 2015년 99.4에서 2023년 91.4, 지난해 86.0으로 하락했다.
비제조업 부문을 봐도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업 등 내수 관련 업종의 부진으로 회복 속도가 더디고, 건설업은 지방 부동산 침체와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장기 부진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제조업 경기의 외견상 호조는 반도체 단일 부문의 사이클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이라며 "국내 제조업 경기는 반도체 경기 호황과 이외 업종의 정체 속에서 소위 'K자형' 양극화 경기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런 반도체 편중 성장 구조는 단기적으로 제조업 경기 회복을 견인하지만, 특정 산업 의존 심화에 따른 경기 변동성 확대 우려도 키울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투자 등 대외 수요 변화에 민감한 구조인 만큼, 향후 수요가 꺾일 경우 제조업 전반의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와 예정처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반도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의 표준편차는 22.8%포인트(p)로 반도체 외 제조업(6.9%p)의 약 3배 수준에 달했다.
표준편차가 크다는 것은 생산 증가율의 변동폭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반도체 경기 사이클 변화에 따라 생산이 급증하거나 급감하는 등 제조업 전체 경기 흐름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산업은 자본집약적 구조 특성상 매출 증가 대비 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아 거시지표 개선이 곧바로 체감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경기와 경제 전체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간 동조성 추이를 보면, 2015년 이전에는 양측 간 단순 상관계수가 0.27로 사실상 유사한 흐름을 보였지만 이후에는 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장기 추세를 제외한 경기 변동만 따로 나타낸 지표다. 즉 반도체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더라도 과거처럼 경제 전반의 경기 흐름이 함께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의 연관성도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경기동행지수는 서비스업 생산·건설기성·소매판매 등 내수 관련 지표 비중이 큰 만큼, 반도체 경기 호조가 내수 전반의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은 낙수효과가 작아 수요가 둔화될 경우 제조업 경기 전반에 하방 압력이 크게 작용할 위험이 있다"며 "반도체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 기반과 반도체 외 제조업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AI 투자 붐이 반도체 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용과 투자 확대를 통해 견실한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로봇·스마트제조·자율주행·방산·바이오 등 차세대 제조업 육성 필요성도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