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책은행, 무기 기업 투자 허용…방산 자금줄 빗장 풀었다

기사등록 2026/05/19 17:50:09

방위장비 수출 확대 맞춰 투융자 제한 완화

'신중 대응'서 '검토 가능'으로 운용 규칙 변경

고이즈미 방위상 "민간 금융기관도 동참해야"

[가고시마=교도/AP·뉴시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인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일본 내 무기 제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융자를 사실상 허용했다. 사진은 2024년 10월28일 일본 가고시마현 도쿠노시마에서 열린 미일 공동 군사훈련 중 88식 지대함 단거리 미사일이 배치돼 있는 모습. 2026.05.19.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인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일본 내 무기 제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융자를 사실상 허용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장비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 이어 국책은행도 방위산업 자금 지원의 문턱을 낮춘 것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DBJ는 최근 국내 무기 제조 관련 사업자에 대한 투융자 운용 규칙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관련 사업에 대해 '신중히 대응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검토 가능'한 대상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국제조약으로 금지된 비인도적 무기를 제외한 무기·무기 관련 제품 사업도 DBJ의 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의 방위정책 전환과 맞물려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개정해 전투기·호위함·잠수함 등 국산 완제품과 부품, 기술, 수리 등 용역의 해외 이전을 원칙적으로 가능하게 했다.

다만 살상·파괴 능력이 있는 장비는 이전 대상을 방위장비·기술이전협정 체결국 등으로 제한하고, 개별 심사와 이전 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인명 구조, 수송, 경계, 감시, 소해 등 비전투 목적의 5개 유형에 대해서만 국산 완제품 수출이 허용됐지만, 이번 개정으로 제한이 크게 완화됐다.

DBJ 측은 정부의 수출 규제 완화와 지정학적 환경 변화, 금융권 내 인식 변화를 반영해 내부 지침을 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미사일 등 신형 전력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도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 방위 당국은 즉각 환영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정부계 금융기관이 무기나 무기 관련 제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 이들 기관의 출자를 받은 벤처캐피털도 방위 분야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DBJ의 제한 철폐는 스타트업의 방위 분야 진입과 방위산업 강화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요코스카=AP/뉴시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인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일본 내 무기 제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융자를 사실상 허용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2026년 1월30일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해상자위대 요코스카지방총감부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2026.05.19.
고이즈미 방위상은 방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위사업을 하면 기업 평판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이른바 '평판 리스크'가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며 "방위산업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과 직접 연결되는 높은 공공성을 가진 산업"이라고 말했다. 또 방위 기술이 민간 분야로 확산될 경우 일본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방위산업을 단순한 안보 분야가 아니라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다루고 있다. 방위성은 인공지능(AI), 드론, 위성 등 민군 겸용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방위 생태계에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DBJ의 조치는 민간 금융기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방위산업 투자를 기피하던 금융권에 국책은행이 먼저 신호를 보냄으로써, 벤처캐피털과 기관투자가의 방산 분야 진입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국내 투자자가 방위 관련 사업 투자를 계속 주저하면 관련 투자 안건을 외국계 기업만 맡게 될 우려가 있다"며 다른 금융기관의 동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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