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2023년 11월 이후 최저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국내 은행의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이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호황이 이어지면서 자금을 은행에 묶어두기 보다는 증시로 이동시키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예금은행의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27조8758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402억원 감소했다. 예금 잔액은 지난 2023년 11월(27조3267억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은 지난해 7월 33조8126억원을 기록한 뒤 8월부터 올 3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는 등 호황세가 이어지자 예금보다는 주식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전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99조4574억원으로 한 달 새 6조9654억원 급감했다. 3년 이상 장기 예금뿐 아니라 만기 6개월 이하의 단기 예금까지 대거 빠져나간 영향이다. 만기 6개월 이하 정기예금 잔액은 207조3738억원으로 한 달 새 6조8674억원 줄었다.
은행 예금금리가 2%대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하면서 머니무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40~2.60% 수준에 머물렀다.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2.85~2.95%)보다도 0.35~0.45%포인트 가량 낮은 것이다.
최근 들어 은행들이 자금 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소폭 올리고 있지만, 증시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은행권 예금금리가 그만큼 따라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높은 금리로 예금을 유치할 유인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예금금리가 2%대에 머무는 현상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최근에도 은행 자금 이탈 현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은행 수신은 2544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8000억원 줄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인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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