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물 금리 5.11% 치솟았다…새 연준의장도 ‘인하’ 못 꺼낼 판

기사등록 2026/05/19 10:50:28 최종수정 2026/05/19 11:34:23

워시, 취임 전부터 첫 시험대…인하보다 인상 압박

기대인플레 2.7%…채권시장 물가 불안 재점화

파월은 임시 의장 체제…연준 전환기부터 삐걱

[워싱턴=AP/뉴시스]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6.04.22.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 장기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 압박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시장이 에너지 공급 충격, 인공지능(AI) 투자 붐, 대규모 재정적자 속에서 차입 비용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5.11%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 4.63%였던 금리가 석 달도 안 돼 크게 뛰면서 기업 대출, 주택담보대출, 연방정부 차입 비용까지 함께 밀어 올리고 있다.

문제는 연준이 단순히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다. 통상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면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지만, 지금은 채권시장이 물가 불안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

워시는 그동안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너무 오래 방치했다고 비판해왔다. 동시에 AI가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물가를 낮추고, 연준에 금리 인하 여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AI가 물가를 낮추기보다, 당장은 투자 열기를 키워 수요를 떠받치는 쪽에 더 주목하고 있다. AI 관련 설비투자 붐이 워낙 강해 이란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경기 둔화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액시오스는 전통적인 오일쇼크 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짚었다. 대규모 에너지 공급 충격은 보통 경제 활동을 위축시켜 금리 인하 명분이 되지만, 지금 미국 경제는 AI 투자와 견조한 수요 덕분에 쉽게 식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높은 차입도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정부 차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6% 수준으로 높은 상태이며,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장기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2.7%로 가격에 반영했다. 이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말 2.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5년 이후 10년 사이의 기대인플레이션도 2.3%로 올라 물가 불안과 실질금리 상승 압력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오히려 물가 기대를 더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워시가 시장 예상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올해 한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경우,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시는 상원 인준을 통과했지만 아직 정식 취임 전이다. 연준 이사회는 공백을 막기 위해 파월을 임시 의장으로 선출했으나, 일부 이사들은 임시 체제에 명확한 시한이 필요하다며 반대했다.

워시가 취임도 하기 전에 맞닥뜨린 첫 시험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달래는 일이 아니라, 다시 고개를 드는 물가 불안을 눌러 장기금리 상승을 막는 일이 됐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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