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7일부터 10월12일까지 그랜드 그린 오사카
사카모토가 혼합현실(MR) 기술을 통해 숨결이 닿을 듯한 거리로 돌아온다.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혼합현실 콘서트 '카가미(KAGAMI)'가 마침내 사카모토의 고국인 일본에서 펼쳐진다.
19일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과학자가 한데 모인 테크놀로지 컬렉티브 틴 드럼(Tin Drum)에 따르면, 오는 6월27일부터 10월12일까지 일본 오사카 그랜드 그린 오사카 내 문화 시설 브이에스(VS.)에서 '카가미플러스(KAGAMI+)'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기존 전시를 한층 확장한 특별판이다.
'카가미'는 사카모토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3차원으로 정밀하게 포착해 혼합현실 공간에 구현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단순한 사후(死後) 아카이빙 홀로그램이 아니다.
사카모토가 세계적인 미디어 프로덕션인 틴 드럼의 토드 에커트 프로듀서와 함께 생애 마지막 4년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바쳐 완성한 철학적 예술 프로젝트다. 2023년 뉴욕 더 셰드(The Shed) 초연 이후 런던, 싱가포르 등 전 세계를 순회하며 "생전에도 경험하기 힘들었을 마법 같은 체험"(가디언)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수 제작된 투과형 헤드셋을 착용하면 텅 빈 공간 위로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은 사카모토의 모습이 피어난다. 흩날리는 은발과 뿔테 안경, 피아노에 온전히 집중하며 몸을 기울인 그의 자태는 음악 팬들에게 일종의 '성화(聖畫)'처럼 각인된 상징적 이미지다. 관객은 연주하는 그의 주위를 자유롭게 거닐며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미세한 손가락의 떨림까지 확인할 수 있다.
사카모토는 국경과 시대, 장르를 넘어 자신의 지평을 끊임없이 넓혀간 선구자였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서정성이 극대화된 포스트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서양 고전과 동양의 민족성을 아우르며 세상의 아픔과 유리되지 않은 채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실천가이기도 했다. '카가미'는 과거와 현재를 해체해 더 넓은 시야의 미래로 청자를 이끌고자 했던 그의 음악적 태도가 첨단 기술을 입고 완성된 또 하나의 거대한 유산인 셈이다.
특히 이번 오사카 공연은 글로벌 투어와 달리 오직 '카가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영상, 사진, 텍스트 등 다채로운 전시가 추가돼 콘텐츠의 깊이를 더했다. 60분간 진행되는 메인 공연인 '레드 티켓(RED TICKET)' 관람객에게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한정판 7인치 아날로그 레코드가 제공된다. '에너지 플로우(Energy Flow)'와 'BB' 등과 함께 사카모토가 직접 남긴 육성 인트로가 수록돼 소장 가치를 극대화했다.
사카모토는 생전 이 작품에 대해 "현실 속에 가상의 내가 있다. 가상의 나는 나이를 먹지 않고, 몇백 년이고 피아노를 계속 칠 것이다. 그때 인류는 존재할까. 인류 다음으로 지구를 정복할 오징어가 들어줄 것인가"라는 심오하면서도 위트 있는 물음을 남겼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오래된 클리셰는, 사카모토가 남긴 이 고요한 거울(Kagami) 앞에서 가장 입체적이고 아름다운 형태로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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